오재일(삼성)의 FA 보상선수 박계범(두산)은 이번 가을 친정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박계범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삼성과의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친정을 상대로 가을야구를 치르는 소감을 전했다.
2014 삼성 2차 2라운드 17순위 출신인 박계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재일의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은 그의 야구인생 전환점이 됐다. 올해 118경기 타율 2할6푼7리 5홈런 46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내야의 한 축을 담당했고,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도 타율 3할로 제 역할을 해내며 대구행에 기여했다.

박계범은 친정팀을 만나는 소감을 묻자 “시즌 초반에는 새로웠는데 경기를 많이 치르면서 아무렇지 않게 다른 경기장처럼 임하고 있다. 처음에는 힘이 조금 들어간 게 사실인데 경기를 계속 하다 보니 다른 점은 없다”고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시즌 초반 삼성을 만났을 때 힘이 들어가는 기분을 느껴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지금 딱히 (친정팀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삼성 선수들과 연락을 나눴을까. 박계범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는 주고받았는데 그 이후로는 나도 하지 않았고 온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승이었던 삼성 허삼영 감독은 사전인터뷰에서 “박계범이 우리 투수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울 것 같다. 결승타를 3번 쳤기 때문이다. 하위 타순이지만 경계해야 한다”고 박계범을 경계 1순위로 지목했다.
이를 전해들은 박계범은 “감독님께서 옛 정을 생각해서 기분 좋으라고 해주신 말씀 같다”고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박계범은 이번 포스트시즌이 생애 첫 가을야구임에도 긴장하지 않고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그는 “확실히 긴장도, 피로도는 정규시즌과 다르지만 매 경기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 힘든 건 모르겠다. 막상 또 하다보니 특별히 다른 건 없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선 양석환의 친정 LG를 향한 유니폼 세리머니가 화제를 모았다. 박계범도 따로 준비한 세리머니가 있을까.
그는 “나는 리액션이 없는 편이라 아직은 잘 모르겠다. 물론 상황이 돼서 나도 모르게 할 수는 있겠지만 생각한 건 없다”고 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