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34경기를 치른 베테랑 이원석(35)에게도 험난했던 하루였다. 멀티 히트를 때렸지만 경기 초반 나온 결정적 수비 실책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은 9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6으로 석패를 당했다. 이로써 삼성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하고도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1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경기 초반은 삼성의 분위기였다. 1회말 김지찬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루 기회에서 구자욱의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오재일의 볼넷으로 이어간 2사 1,2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2사 2,3루 기회에 들어선 이원석이 3루수 땅볼을 때리면서 이닝이 끝났다.

2점을 뽑았지만 2회초,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선발 뷰캐넌이 1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두산을 압박했지만 2회에는 김재환에게 빗맞은 좌전 안타, 그리고 허경민에세 다시 빗맞은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허경민의 타구는 우익수 구자욱의 실책성 플레이가 포함되어 있었다. 뷰캐넌은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흔들렸다. 박계범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홈에서 주자를 아웃시켰지만 강승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2-2 동점이 됐다. 뷰캐넌과 삼성 입장에서는 불운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가 2사 1,2루로 이어졌지만 일단 추가 실점은 막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뷰캐넌은 ‘가을의 영웅’ 정수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3루수 이원석의 정면으로 향한 타구가 가랑이 사이로 빠졌다. 타구가 강하긴 했지만 알까기 실책을 범했다. 일단 이닝이 종료되지 못한 것에 더해 3루로 향하던 박계범이 뛰던 동선과 겹치면서 충돌했다. 이원석은 쓰러지면서 고통을 호소했지만 박근영 3루심은 즉시 주루방해를 선언했다. 충돌하며 멈칫거렸던 박계범의 득점이 인정됐다. 2-3으로 역전이 됐고 2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 후속 실점은 없었지만 초반 경기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가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포스트시즌을 34경기나 치르면서 큰 경기에서 누구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베테랑 이원석이었지만 끝내 실책을 범했다. 정규시즌에서도 수비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에 그 위험인자가 포스트시즌에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이원석은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안타를 때려냈지만 후속 김헌곤의 병살타가 나왔다. 6회에는 1사 후 중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대주자 김성표와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공격에서 멀티 히트를 때려냈지만 결과적으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결국 이원석의 실책은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