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서 152km 파이어볼러 선택, 김태형 투수교체 또 적중했다 [PO1]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9 22: 14

‘7년 연속 가을야구 사령탑’ 두산 김태형 감독의 승부처 투수교체가 또 적중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삼성과의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 5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삼성에게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6으로 상당히 강했던 두산의 토종 에이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시작된 잦은 등판에 체력과 제구력이 모두 떨어진 모습이었다. 1회부터 구자욱과 호세 피렐라에게 나란히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2점을 헌납했고, 3회 2사 3루, 3회 1사 1루, 4회 무사 1루 등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매 이닝을 힘겹게 끌고나갔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홍건희가 삼성 오재일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2021.11.09 /sunday@osen.co.kr

3-2로 앞선 5회에도 1사 후 김지찬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구자욱 타석 때 주자를 의식한 나머지 치명적인 견제 실책을 범했고, 구자욱을 무려 11구 승부 끝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나온 강민호는 2B-0S에서 사구로 출루시킨 상황. 스스로 자초한 만루 위기였다.
이 때 두산 벤치가 빠르게 움직였다. 좌타 오재일을 상대하기 위해 좌투수 이현승 또는 장원준의 등판이 예상됐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우완 파이어볼러 홍건희였다. 그리고 홍건희는 시속 152km의 직구를 앞세워 7구 끝 오재일을 2루수 병살타 처리했다. 이닝 종료. 투수교체가 보기 좋게 적중한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7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끈 사령탑답게 단기전 기가 막힌 투구 교체 타이밍으로 위기를 수습해왔다. 지난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선발 김민규가 1회부터 흔들리자 2회부터 이영하를 올려 5회까지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리고 이날 역시 특유의 촉을 앞세워 승부처 위기를 수습,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두산은 이후 홍건희-이현승-김강률 순의 계투진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8회 1사 2, 3루 위기를 베테랑 좌완 이현승을 앞세워 1점으로 묶은 부분도 주효했다.
삼성 킬러의 조기 강판과 5회와 8회 최대 위기가 찾아왔지만 기막힌 투수교체를 앞세워 적진에서 값진 1승을 따낸 두산. 이제 10일 홈구장인 잠실로 이동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