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DNA 무섭네’ 사자까지 집어삼킨 곰 군단, 또 미라클이었다 [PO1]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9 21: 58

두산의 가을 DNA가 무섭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이어진 미라클이다.
두산은 올 시즌 71승 8무 65패(승률 5할2푼2리)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무려 7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것.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창단 처음으로 해보는 낯선 시리즈였다. 그 동안 김태형호가 3위에 오른 적은 있어도 4위부터 포스트시즌을 출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낯설었는지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7 일격을 당했지만 2차전에서 정찬헌-한현희-최원태로 이어진 상대 A급 마운드에 20안타-16점을 뽑아내며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없이 곽빈과 대체선발 김민규로 이뤄낸 성과였다.

2회초 2사 주자 만루 두산 강승호의 중견수 앞 동점 2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은 허경민과 박세혁이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09 /rumi@osen.co.kr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상대는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3위 LG. 그러나 이번에는 7년 연속 가을야구의 관록으로 1차전 기선을 제압한 뒤 2차전 패배에 이어 3차전에서 10-3 완승을 거두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행을 이뤄냈다.
두산의 다음 상대는 키움, LG보다 더 강한 정규시즌 준우승팀 삼성. 이번에는 대구 원정이라는 장거리 이동까지 더해진 상황.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여전히 등판이 불가능했고, 5경기의 혈투로 선수단 모두가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두산의 미라클 행진이 플레이오프에서 멈출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두산의 기세는 대구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선발 최원준이 1회 구자욱, 호세 피렐라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먼저 2점을 내준 상황. 그러나 2회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타선이 3-2 역전을 만들었다. 2사 만루 찬스서 9번타자 강승호가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3루수 이원석의 포구 실책을 틈 타 박계범이 동점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반부 집중력도 빛났다. 8회 정수빈과 페르난데스가 연속안타로 만든 찬스서 박건우의 병살타 때 정수빈이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고, 4-3으로 앞선 9회 박세혁이 바뀐 투수 오승환에게 쐐기 솔로포를 때려냈다.
사령탑의 투수교체 역시 적중했다. 5회 선발 최원준이 안타와 견제 실책, 볼넷, 사구로 1사 만루를 자초한 상황. 이 때 파이어볼러 홍건희가 올라와 오재일을 병살타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후 8회 홍건희가 2루타와 볼넷으로 만든 위기에선 베테랑 좌완 이현승이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불을 껐다.
두산은 삼성을 최종 6-4로 잡고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8%. 미라클 두산이 만들어낸 수치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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