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도 ‘라팍’의 첫 가을 축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6년 만에 열린 대구에서의 가을잔치는 남에게 잔칫상을 차려준 꼴이 됐다. 이제 라팍으로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으로 뒤바뀌었다.
삼성은 9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이로써 정규시즌 2위로 선착해 두산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3전2선승제에서 1승을 뺏기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 날짜 상으로는 2205일 만에 대구에서 열린 포스트시즌이었다. 물론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첫 가을야구이기도 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1회말 1사 1루에서 구자욱의 적시 2루타, 이어진 2사 1,2루에서 호세 피렐라의 적시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어진 2회초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김재환과 허경민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2 동점이 됐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정수빈의 3루수 땅볼 타구를 이원석이 잡아내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주루방해까지 나오면서 2-3으로 역전이 됐다.
이후 삼성은 뷰캐넌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잇따라 살리지 못했다. 4회 무사 1루에서 김헌곤의 병살타, 5회 1사 만루에서는 오재일의 병살타가 나왔다. 그리고 6회 1사 만루 기회에서는 박해민과 김지찬이 범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8회초 1점을 내준 뒤 8회말 1점을 추격해 4-3으로 바짝 추격했다. 그리고 9회 2사 후 우규민에 이어 끝판왕 오승환이 올라왔다. 국내 복귀 이후 첫 가을야구 무대.
하지만 첫 타자 박세혁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후 김재호, 강승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정수빈에게 좌선상 적시 2루타까지 내줬다. 사실상 쐐기 점이었다. 삼성은 오승환까지 내세우면서 승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되려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9회말 구자욱의 솔로포가 터졌지만 점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제 삼성은 10일 잠실에서 열리는 2차전을 패하면 올 시즌 가을야구가 끝난다. 라팍의 첫 가을도 허무하게 마감할 수 있고 이제 언제 가을야구를 언제 치를지 모르는 상황으로 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