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1차전 선발투수가 확정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9일 서산구장에서 한화와의 연습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아직 누군지 말할 수 없지만 1차전 선발을 정했다"고 밝히면서 2차전부터 이어질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선 함구했다. KS 상대팀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삼성을 꺾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한 KT에는 13일의 KS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 지난 8~9일 예정된 롯데, 한화 퓨처스 팀들과 연습경기가 각각 코로나19, 우천 문제로 취소됐지만 11~12일 수원에서 한화와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이강철 감독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 먼저 30인 KS 엔트리 구성이다. 현재 투수 15명, 야수 19명으로 총 34명의 선수들이 KS 대비 훈련 중이다. 이 감독은 "어느 정도 엔트리를 정했다. 투수, 야수를 2명씩 빼야 한다. 다들 고생했는데 전부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머리가 아픈 부분이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고민은 선발 로테이션 결정.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1위(3.69)에 오른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 등 5명의 선발이 고정으로 돌아갔다. 최대 7경기 KS 승부에서 넉넉한 선발 카드는 KT의 강점이지만 선택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선 최적의 순서를 정하는 게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은 정했다.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괴력의 투구를 펼친 쿠에바스가 유력하지만 2년 연속 팀 최다 이닝을 던진 데스파이네,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1차전 선발로 나서도 이상할 게 없다. 쿠에바스는 "선수들도 누가 언제 등판할지 모른다. 들은 얘기가 없다"면서 이 감독처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이 감독의 고민은 1차전보다 2차전 이후에 있다. 이 감독은 "1차전 다음 선발투수 순서는 상대가 두산이냐, 삼성이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소형준은 두산전에 좋으니 앞에 쓸 수도 있다"며 두산이 KS에 올라올 경우 소형준의 등판 순서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은 올 시즌 24경기 7승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준수했지만 KT 5인 선발 중 가장 떨어지는 성적을 냈다. 최대 4명의 선발이 필요한 KS에서 순서가 뒤로 밀리거나 불펜으로 빠질 수 있지만 두산이 KS 상대가 된다면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두산전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00으로 호투했다.
지난해에도 두산전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51로 위력을 떨쳤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두산을 만나 1차전 선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시즌부터 가을야구까지 두산에 2년째 강했으니 KS에서 만나면 필승 카드가 될 수 있다. 두산이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 KT의 2차전 이후 선발 포커스도 두산 쪽으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