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같은 140km 던지겠다” 38살 좌완 베테랑의 마지막 불꽃 [PO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0 18: 16

세월이 흘러 구속이 저하됐지만 열정만큼은 20대 동생들 못지않다. 두산 38살 좌완 베테랑 이현승의 마지막 불꽃이다.
이현승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삼성과의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포스트시즌 호투 비결을 전했다.
38살 베테랑 이현승은 프로 16년차를 맞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정규시즌서 데뷔 첫 1점대 평균자책점(1.38)을 기록한 데 이어 가을에서도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전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값진 홀드를 수확했다.

경기 전 두산 이현승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1.10 /cej@osen.co.kr

이현승은 “크게 달라진 건 없고 내 위치는 작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을 때 또 힘들 때 도와주는 식으로 하는 것이다. 다만 그 비중이 작년보다 올해 높아진 것뿐이다”라며 “나름 내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다. 결과도 좋게 나오고 운도 많이 따라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150km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서 갖고 있는 구속을 많이 끌어올리려고 더 열심히 던졌다. 온힘을 다해도 150km는 안 나온다”고 웃으며 “150km 같은 140km를 던지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이현승 / OSEN DB
호투의 또 다른 비결은 후배들의 역투다. 이현승은 “우리 선수이지만 너무 멋있다. (이)영하나 (홍)건희 보면서 멋있고 부럽다. 과연 나도 저 상황에서 저런 역할이 주어진다면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현승은 이번 가을 등판으로 무려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는 데 성공했다. 해태 김정수(9시즌 연속, 1986~1994), 삼성 성준(8시즌, 1986~1993), 전병호(8시즌, 2001~2008), 해태 문희수(7시즌, 1987~1993)에 이은 KBO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이현승은 “두산 베어스라는 팀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이었다면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중간에 부상과 부진을 겪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래도 두산은 늘 가을야구에 초대받았던 팀이고, 나도 계속 뛰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다”고 팀에게 공을 돌렸다.
다행히 체력적인 문제는 크게 없다. 이기면 덜 힘들다는 말이 있듯이 이현승도 “경기가 이어져서 힘든 건 분명 있지만 체력적으로 다른 팀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어차피 계속 경기하고 이기면서 분위기가 좋았다”며 “이렇게까지 올라올 줄은 몰랐다. 질 줄 알았는데 계속 이긴다. 나도 우리 팀이 신기하다”고 웃었다.
김태형호 포스트시즌의 산 증인 이현승은 “올해는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한 것이다. 선발투수가 많이 빠져 있고, 부상선수도 속출했고, 모두가 많이 지쳐 있는데 이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미라클 두산이 맞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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