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0승 선발 트리오를 보유한 팀이다. 다승 1위 데이비드 뷰캐넌(16승)과 백정현과 원태인(이상 14승)이 44승을 합작하며 삼성의 정규 시즌 2위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6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은 삼성은 10승 선발 트리오를 내세워 대권에 도전했으나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허삼영 감독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두산은 조직력이 좋고 선수들이 7년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다. 우리도 그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왔다. (1차전이 열리는) 9일에 모든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뷰캐넌을 1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올 시즌 두산과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 평균 자책점 8.00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허삼영 감독은 “뷰캐넌은 우리 팀의 에이스다. 상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그건 정규 시즌 성적일 뿐이다. 단기전은 에이스가 나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뷰캐넌은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했다. 하지만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첫 경기를 내준 삼성은 2차전에 선발 백정현과 원태인을 모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실패. 첫 테이프를 끊은 백정현은 1⅓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원태인도 1⅓이닝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회까지 9점을 내주는 등 일찌감치 승부의 추는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6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삼성은 이틀 만에 시즌을 접어야 했다.
팀 타선도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1차전 두 차례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2차전에서도 2득점에 그쳤다. 구자욱 홀로 고군분투했다.
삼성의 2021년 가을야구는 7년의 기다림 끝에 7일만 사는 매매의 삶과 비슷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