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12월 오재일과 삼성과 4년 최대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재일은 1군 통산 102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3리(2999타수 848안타) 147홈런 583타점 431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오재일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며 2016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리는 등 뛰어난 장타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오재일의 가치는 공격만이 아니다. 수준급 1루 수비로 내야진 전체에 안정감을 주고 빼어난 실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옆구리를 다치는 바람에 출발이 살짝 늦었지만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5리(418타수 119안타) 25홈런 97타점 64득점 OPS 0.878을 기록했다.
가을이 가까워질수록 오재일의 방망이는 더욱 뜨거워졌다. 10월 타율 3할3리(76타수 23안타) 2홈런 16타점으로 올곧은병원에서 시상하는 10월 월간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오재일은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가을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나는 등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허삼영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오재일은 잘 맞은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렸다. 속구에 반응이 약간 느리지만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고 감싸 안았다.
4번 1루수로 나선 오재일은 1안타 2타점에 그쳤다. 2회 2루 땅볼로 물러난 오재일은 3회 1사 1,3루서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 삼진 아웃에 이어 7회 2사 1,2루 찬스에서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고개를 떨궜다.
오재일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렸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오재일의 올 시즌을 수험생과 비유한다면 내신 성적(정규 시즌)은 좋았지만 수능(포스트시즌)을 망친 격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