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WC→KS…가을야구 7년이면 외인투수 없이도 기적을 쓴다 [PO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0 22: 28

가을야구 7년이면 외국인투수 없이도 기적을 쓸 수 있다. 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최초의 기적을 해냈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의 2차전에서 11-3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며 2015년부터 무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초대장을 받았다.

2회말 1사 주자 1,3루 두산 페르난데스의 좌익수 뒤 2타점 적시 2루타때 홈을 밟은 정수빈과 김재호가 덕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10 /rumi@osen.co.kr

올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연례행사처럼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은 최주환, 오재일 등 핵심 전력들이 타 팀으로 이적했고, 유희관, 김재호, 오재원 등 왕조 주역들의 노쇠화,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의 이탈 등 예년보다 변수가 많았다. 실제로 두산은 중위권을 전전하다가 9월 한때 8위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10월 무서운 승률로 정규시즌 4위에 올라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두산. 그러나 이번에는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피로 누적, 또 다른 외인 워커 로켓이 팔꿈치 수술로 동반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외국인 듀오 없는 단기전은 지금까지 치러본 적도 없었고, 치른다면 플랜B가 불가피했다. 올 시즌 토종 선발진도 최원준 외에는 믿을만한 자원이 없었기에 두산의 가을이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5회말 1사 두산 페르난데스의 안타에 두산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4타수 4안타를 기록하는 페르난데스. 2021.11.10 /cej@osen.co.kr
하지만 두산에겐 7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축적된 경험이 있었다. 외국인듀오 부재를 메울 정도로 가을 DNA의 기세가 강렬했다. 그 결과 창단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하며 다음 스테이지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된 LG를 2승 1패로 격침하고 플레이오프행 티켓까지 따냈다. 외국인투수 없이 최원준, 곽빈, 김민규 3명의 선발진에 이영하, 홍건희 등 필승 스윙맨들로 이뤄낸 성과였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곽빈마저 허리 통증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한 두산.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최원준에 이어 올라온 홍건희의 역투와 상대 에이스와 마무리를 무너트린 타선의 집중력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이날 홈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대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지난 2015년 KBO리그가 10구단 체제로 바뀌며 신설된 제도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총 6번 개최됐는데 이중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팀 NC와 2018년 넥센의 플레이오프가 최고 단계였다.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지 7년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첫 사례가 탄생했다. 미라클 두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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