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두산)가 가을야구서 보상선수 신화를 제대로 썼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의 2차전에서 11-3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며 2015년부터 무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초대장을 받았다.

승리의 주역은 강승호였다. 이날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2회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 김재호의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았고, 3회 희생번트에 이어 4회 1사 2, 3루서 2타점 2루타로 격차를 9-1로 벌렸다. 그리고 6회 2사 1루서 좌전안타로 3안타를 완성했다.
강승호는 활약에 힘입어 2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상금 100만원과 함께 리쥬란 코스메틱 100만원 상당 협찬품이 부상으로 획득.
강승호는 경기 후 “올해 무관중이 길어져서 팬들이 들어오지 못했는데 이제 관중들이 많이 들어와 즐거운 마음으로 하다 보니 잘 된다”며 “가을야구가 재미있다. 긴장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2할3푼9리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강승호. 과연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그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 이정훈 코치님이 상대 투수가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한마디 해주시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고교시절 감독님이셔서 나에 대해 잘 아신다. 열정이 대단하신데 우리도 그 열정을 따라가려고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강승호는 이번 가을 ‘미라클 두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기적을 몸소 체험했다. 강승호는 “다른 팀에서 미라클 두산이라고 들었을 때는 실감이 잘 안 났다. 직접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제야 확실히 깨닫게 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 강한 게 있다”고 전했다.
큰 경기 강한 면모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속으로는 굉장히 떨고 있는데 겉으로는 티가 안 난다”고 웃으며 답했다.
강승호는 이제 오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KT 위즈와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강승호는 “KT는 선발이 좋은 팀이다. 그에 맞게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과거 가을에서 두산 상대로 홈런 친 기억이 있는데 이젠 두산에서 홈런을 한 번 쳐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