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률 50% 증가”…최동원을 넘은 탈삼진왕, 마침내 KS에 뜬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1 11: 21

지칠 대로 지친 두산에 천군만마가 가세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0일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은 뒤 취재진과 만나 “미란다가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어느 정도 던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미란다는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를 맡아 28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의 위력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5개)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21회), 다승 공동 4위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을 독식한 한해였다. 특히 지난달 24일 LG전에서 1984년 전설 최동원의 223탈삼진을 넘어 KBO리그 최다 탈삼진 신기록(225개)을 세우는 영예를 안았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경기에 앞서 두산 미란다가 훈련을 하고 있다. 2021.11.10 /sunday@osen.co.kr

그러나 신기록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 전설을 넘어선 이후 MRI 검진 결과 어깨 피로 누적 소견을 받으며 시즌을 조기에 접은 것. 워커 로켓까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가운데 두산은 결국 외국인 듀오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힘겨운 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매 스테이지를 통과할 때마다 미란다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지만 김 감독은 “아직 공도 만지지 못한 상태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마침내 미란다가 공을 잡고 어깨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10일 현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미란다가 9일 처음으로 30m 캐치볼을 진행한 뒤 10일 45m 캐치볼을 소화했다. 향후 점차 거리를 늘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향하는 미라클을 이룬 덕분에 미란다가 가을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탈삼진왕 미란다의 합류는 두산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없다. 물론 아직 정확한 보직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선발이든 불펜이든 정규시즌의 위력투를 뽐낼 수만 있다면 대환영이다. 선발이 가능하면 7전 4선승제의 단기전에서 최소 2경기를 책임질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준플레이오프까지 등판이 잦았던 이영하, 홍건희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진다. 그 전에 일단 탈삼진왕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 자체만으로 KT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란다의 복귀 소식에 같은 쿠바 출신인 호세 페르난데스도 밝은 미소를 지었다. 페르난데스는 “미란다는 두산의 에이스이자 KBO리그 최고의 투수인데 그 동안 못 던진 것 자체가 엄청난 손실이었다”며 “앞으로 한국시리즈에 합류할 예정인데 미란다 합류 자체가 우승 확률 50%를 가져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절친의 귀환에 반색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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