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이영하(24)가 불펜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팀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두산은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것도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또한 최초 기록이다.
그 중심에는 이영하가 있다. 이영하는 두산이 치른 포스트시즌 7경기(5승2패) 중 5경기에 등판했다. 10일간 5경기에 등판해 11이닝 181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팀이 거둔 5승에 한 경기만 빼고 필승 카드였다.

이영하는 지난 1일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이후로는 짧은 휴식에도 150km 강속구를 뿌리며 위력적인 피칭을 계속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2-2 동점인 8회 등판해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준 뒤 교체. 구원 투수가 1점을 더 허용하면서 이영하의 책임 점수는 2실점이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다시 등판해 복수에 성공했다. 이영하는 9-4로 쫓긴 5회 2사 2루에서 등판,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추격 흐름을 끊었다.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선 2경기 1승 1홀드로 수훈 선수가 됐다. 1차전 2-0으로 앞선 6회 등판해 7회 2사 1루까지 잘 던지고 교체됐다. 구원 투수들이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을 기록했지만, 홀드를 따냈다.
압권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벼랑 끝 승부, 1-1 동점인 2회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김민규가 불안하자 김태형 감독은 2회부터 곧장 이영하를 투입했다. 이영하는 4이닝 무실점, 무려 66구를 던지면서 LG 타자를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두산은 LG를 대파하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7일 66구를 던진 이영하는 9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은 휴식조로 쉬었다. 이틀을 쉰 이영하는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3회 마운드에 올랐다.
5-0으로 두산이 앞서 있었으나 1사 1,3루 위기였다. 선발 김민규는 2이닝 만에 교체된 뒤였다. 이영하는 오재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2사 2루에서 강민호를 포수 파울 뜬공으로 더 이상 실점은 없었다.
이영하는 4~6회까지 49구를 던지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그 사이 두산은 10-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이영하는 이번에도 승리 투수가 됐다.
# 이영하의 포스트시즌 투혼
1일 키움 WC 1차전 ⅓이닝 24구 2실점
2일 키움 WC 2차전 1⅓이닝 17구 무실점 / 승리
4일 LG 준PO 1차전 1⅔이닝 25구 1실점 / 홀드
7일 LG 준PO 3차전 4이닝 66구 무실점 / 승리
10일 삼성 PO 2차전 3⅔이닝 49구 무실점 / 승리
5경기 11이닝 181구 3실점(ERA 2.45) 3승 1홀드
시즌 중반 선발에서 부진하자,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좋은 성적으로 반등했다. 이게 신의 한수가 됐다. 이영하는 불펜으로 던지면서 성적이 좋아진 것에 대해 "계기가 필요했는데, 불펜 전환이 계기라고 본다. 그런 계기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고 좋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정규 시즌 막판 치열한 5강 다툼에서 이미 불펜의 구세주였다. 10월 23~29일까지 일주일 동안 더블헤더 포함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했다. 23일 LG전에 1⅔이닝 무실점, 이어 24일 LG와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해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29일 KIA전에서는 2⅓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이 경기 승리로 두산은 5강 진출을 확정했다.
당시 일주일 6경기에 등판해 124구를 던지며 9⅔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79)으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7경기에서 4승2무1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포스트시즌에선 10일 동안 5경기 181구 투혼으로 업그레이드됐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