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의 시간이다. LG 트윈스 야수의 최고참 2명이 은퇴한다. LG는 11일 포수 이성우(40)와 내야수 김용의(36)가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프로 22년차인 이성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라는 각오를 보였다. 프로 14년차인 김용의는 지난 겨울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LG와 1년 총 2억원(계약금 1억원+연봉 1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김용의 올 시즌 102경기에 출장했는데, 주로 대수비와 대주자로 타격 기회는 적었다. 27타수 4안타(타율 1할4푼8리)에 그쳤다. 지난해 70타수에 비해 절반도 안 됐다. 그러나 대주자로 도루 6개(100% 성공률)를 기록하고 19득점을 올렸다. 대주자로 나서 승부처에서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2008년 입단해 현역(육군 의장대)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김용의는 프로 통산 980경기 타율 2할6푼(463안타) 9홈런 165타점 322득점 106도루를 기록했다.
동반 은퇴를 하게된 이성우는 김용의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7일 LG-두산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가 3-10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이성우는 9회말 2아웃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류지현 감독이 은퇴를 앞둔 최고참 베테랑을 배려한 것이다. 팬들 앞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이성우는 “감독님게 감사했다”며 김용의도 대타로 나설 준비를 했다가 무산된 사연을 전했다.
이성우는 “9회 1아웃 이후에 김용의가 대타로 나가고, 2아웃 이후에 내가 대타로 나가는 것으로 들었다. 그런데 병살타로 2아웃이 되면서 김용의는 못 나가고, 2사 후에 내가 나가게 됐다. 김용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큰 점수 차로 벌어져 패색이 짙은 상황. 9회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면서 36세 백업 내야수와 40세 백업 포수에게 마지막 타석 기회를 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병살타로 2아웃이 되면서, 김용의와 이성우 한 명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 2사 후 이성우가 타석에 들어서 LG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성우가 2루수 직선타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혹시 모를 김용의 대타 기회는 끝까지 오지 않고 경기는 끝났다.
김용의가 LG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플레이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8-3으로 앞선 9회초 채은성의 1루 대주자로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김용의는 2루 도루를 성공했고, 유강남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9회말 1루수로 투입돼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그의 임무였던 대주자, 대수비가 마지막이 됐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