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추신수(SSG)는 최근 국가대표 에이스 고영표(KT)의 변화구에 혀를 내둘렀다.
추신수는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1652경기를 소화하며 1671안타 218홈런을 때려낸 베테랑이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런 추신수에게 KBO리그 복귀와 함께 새로운 천적이 나타났으니 바로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다. 올 시즌 고영표 상대 기록은 7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그의 체인지업에 철저히 당했다.

추신수는 최근 KBO리그 첫 시즌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미국 잠수함투수 중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는 드물다. 그런데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타석 앞에서 없어지는 느낌”이라며 “고영표를 상대하면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고영표의 변화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동시에 올 시즌 완패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고영표 같은 선수가 오래 뛰어야 한국 야구가 발전한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국제대회에서도 오래 활용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야구선수로서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칭찬을 듣는 기분은 어떨까. 지난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고영표는 “메이저리그에서 대단한 커리어를 갖고 있는 선배가 (내 공을) 치기 어렵다고 이야기해주시니 뿌듯하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언론에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말씀해주시고, 체인지 업까지 언급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흡족해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추신수를 상대할 때 큰 부담은 없었다. 빅리거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주눅이 들 법도 하지만 자신의 체인지업을 믿고 던지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고영표는 “워낙 장타자에 홈구장이 작기 때문에 체인지업에 속으면 안심이 됐다”고 웃으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파울을 유도하면서 카운트를 잡으니까 상대하기 편했다”고 되돌아봤다.
군에서 돌아온 고영표는 올 시즌 KT의 토종 에이스를 맡아 26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로 호투했다. 꾸준함을 앞세워 괴물투수 아리엘 미란다(두산), 동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함께 퀄리티스타트 부분 공동 1위에 올랐다.
데뷔 첫 가을야구에서 정규시즌에서의 흐름을 그대로 잇겠다는 각오다. 고영표는 “아직 한국시리즈가 실감나진 않는다. 고척돔에 가서 훈련하고 첫 경기를 해야 그 때 실감이 날 것 같다”며 “그래도 올림픽이라는 큰 경기를 다녀왔다. 같은 야구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호투를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