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찢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22년 신인 선수들이 1군 데뷔 전초전 성격의 무대인 교육리그에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지난 12일을 끝으로 롯데의 교육리그는 모두 마무리 됐다. NC, 삼성, LG, KT, 그리고 대학팀들까지 만나서 교육리그를 소화했다. 투수와 타자들 제각기 미션을 수행하면서 실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연습을 했고, 상황별 맞춤 미션으로 실전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했다. 2022년 신인 선수들도 교육리그 경기에서 뛰면서 프로 레벨은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신인 2차 지명 9라운드로 뽑힌 ‘비선수 출신’ 김서진(17)은 엘리트 야구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로 레벨의 경기에서 곧잘 적응하는 재능을 선보였다. 지난달 23일 동아대와의 교육리그에서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편견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실제로 김서진을 가르치고 있는 코칭스태프, 이를 지켜보는 선수들 모두 “엘리트 교육을 받지 않고 홈 스쿨링으로 야구를 배웠음에도 곧잘 따라하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리그 마지막인 12일 동의과학대전에서도 김서진은 3안타 활약을 펼쳤다.

고등 교육을 검정고시로 통과한 김서진은 학교에 구애받지 않고 일찌감치 롯데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지만 다른 학생야구 출신 선수들은 11월 2일부터 합류해 교육리그를 곧장 소화했다. 2차 1라운드로 뽑힌 외야수 조세진(18)의 활약은 교육리그 내내 눈부셨다. 상위 타순 중견수로 출장하면서 감각을 익혔고 타석에서는 매 경기 기본 멀티 히트 이상을 기록하면서 교육리그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10일 NC와의 교육리그에서는 3점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13일 동의과학대 전에서도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조세진은 “경기 자체의 레벨이 올라가다 보니까 저도 그 레벨에 맞게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많이 배우면서 하다 보니까 실력도 느는 것 같다”라며 “엄청 만족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가끔씩 소심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는다”라고 당차게 교육리그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투수들 차이도 있고 경기 분위기나 흐름 자체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들이 많다. 이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다”라며 “수비에서도 소소한 것들이 많아지고 디테일해진 것 같다. 중견수 수비는 계속 했던 것이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타석에서는 “일단 투수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공이 패스트볼이다 보니까 그것에 맞춰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러겨 하고 있고 변화구가 오면 그 때에 맞춰서 타이밍 싸움을 해야 하니까 그것에 맞춰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라며 접근법을 설명했다.
김서진을 비롯해 롯데가 야심차게 뽑은 내야 유망주들인 윤동희, 김세민(이상 2차 3라운드)한태양(2차 6라운드), 김용완(2차 10라운드) 등도 인상깊은 활약들을 펼쳤다. 특히 고3 시즌 부진으로 지명 순위가 낮아진 한태양은 교육리그 마지막을 홈런포로 장식했다. 한태양은 “프로에서는 힘이 확실하게 차이가 있다. 투수들의 공에 적응을 해야할 것 같다”라며 “타구 스피드도 빠르고 달리기가 빠른 선배들이 많아서 수비에서도 빠르고 강한 송구를 해야할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라며 교육리그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신인이었던 나승엽, 손성빈, 정우준 등이 교육리그에 출장했지만 특별히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신인들의 경우 교육리그부터 맹활약을 하고 있다. 겁없이 달려드는 패기가 돋보였다. 구단 안팎의 기대감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 오전에 1군 마무리 훈련을 마친 몇몇 선수들은 오후에 교육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2022년, 롯데 신인들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