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상 후보' 오승환, 구원 투수를 바라보는 시선 바꿔놓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11.13 12: 58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조우현)는 지난 12일 한국 최고 프로야구 투수를 뽑는 '제8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 시즌 225탈삼진을 거두며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한 아리엘 미란다(투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동원기념사업회 측은 "이닝, 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수(WHIP) 등에서 골고루 최상위 성적을 낸 미란다가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후보를 살펴보면 미란다를 비롯해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오승환(이상 삼성), 고영표(KT), 케이시 켈리(LG), 에릭 요키시(키움) 등 7명의 투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오승환이었다. 후보 중 유일한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 OSEN DB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여느 해보다 국내 투수 후보가 많았고 마무리 투수로는 처음으로 오승환이 후보로 오른 게 눈에 띄는 변화였다"고 전했다. 그만큼 오승환이 존재감이 빛났다는 의미다.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투수의 분업화가 정착되면서 구원 투수의 가치가 상승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오승환은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구원 투수들의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44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오른 오승환은 미란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등과 함께 MVP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불펜도 MVP를 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사실 불펜 투수는 한 시즌 동안 얼마나 잘해야 탈 수 있을까 하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 구원 투수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의미였다. 구원 투수를 목표로 삼는 야구 꿈나무들이 늘어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승환이 구원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개인적인 욕심보다 야구계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아닐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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