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송혜교와 장기용이 탁월한 완급조절의 밀고 당기기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13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 2회에서는 하영은(송혜교 분)과 윤재국(장기용 분)의 이별 액츄얼리가 그려졌다.
이날 윤재국과 하영은은 계속해서 얽혔다. 하영은이 일하는 회사 더 원의 홍보를 석도훈(김주헌 분)이 맡아 진두지휘했고, 윤재국은 그런 석도훈과 절친한 만큼 계속해서 하영은의 업무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

그럴수록 하영은은 윤재국에게 선을 그었다. 이에 윤재국은 "뭘 이렇게 앞서 가요. 내가 고백을 했나, 결혼을 하자고 했나. 하자고 한 게 없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영은은 "어느 쪽으로 가세요? 저는 반대 쪽으로 가게요"라며 한번 더 윤재국을 밀어냈다.

반대로 윤재국은 밀어내는 하영은과 별개로 인간적인 하영은의 면모에 계속해서 빠져들었다. 하영은이 인플루언서 혜린(유라 분)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고개 숙인 뒤, 팀원들에게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잘 만들었어도 매장에 쌓여있으면 아무 의미 없잖아. 혜린이한테 입히고 싶어서 고개 숙인 거 아냐. 혜린이한테 입혀서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한테 닿으라고. 너희 수고, 너희 실력. 사람들이 우리 옷 입어보고 '아 참 좋다. 잘 만들었다. 예쁘다' 그러면 된 거야. 그게 우리 자존심이니까"라고 다독이는 말들에 자유로운 영혼 윤재국의 마음이 움직였다.
이에 윤재국은 "매번 항상 다양하게 열심히 사네요, 하영은 씨"라고 칭찬했고, 하영은은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으니까"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윤재국은 그런 하영은에게 "부산에서만 멋있는 줄 알았더니 여기서도 멋있네"라고 한번 더 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영은의 선 긋기는 더욱 강해졌다. 그는 "하영은 한테만 프리한 거예요"라는 윤재국에게 "상사의 맞선남이잖아요. 이 나이에 윗분이 점지한 남자랑? 어우, 사양하고 싶네요"라고 했다. 심지어 "아닌 이유 중에 나는 없는 거고?"라는 윤재국에게도 "호르몬이 반응하긴 했어요. 그런데 엔딩을 아는 영화 재미없잖아요"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계속된 밀어내기에 윤재국은 "내일 파리로 가요. 나한테 한번은 솔직할 수 없어요? 지금 아니면 다시 볼 일도 없을 텐데"라고 성큼 다가갔다. 이에 하영은은 윤재국에게 입을 맞췄다. 윤재국은 물러서는 하영은을 다시 붙잡으려 했지만 하영은이 다시 물러났다. 하영은은 "그러게 왜 하필 윤재국이야.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여기까지"라며 가까워질 듯 멀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재국은 한번 더 "내년 봄 파리 컬렉션에 와요?"라며 "내 번호는 그대로일 거예요"라고 다시 한번 여지를 남겼다. 밀어내는 여자 하영은과 당기기만 하는 남자 윤재국의 관계는 뜨겁기보다는 차가웠고 심지어 건조한 면모마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밀당'이 오히려 멜로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멀어지려 해도 좀처럼 멀어지지 않는 둘 사이가 그 자체로 설렘을 선사했기 때문.
방송 말미 윤재국이 하영은에게 죽은 형 윤수완(신동욱 분)을 언급하며 "어떻게 알아요?"라고 묻자, 하영은이 울컥한 표정으로 "지금, 헤어지는 중이에요"라고 대답한 바. 제목의 의미를 알리며 다시 시작된 두 남녀의 '밀당'이 시청자마저 '지헤중' 앞으로 끌어당기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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