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윌리엄 쿠에바스(31)의 우상은 '외계인'으로 불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다. 그에게 직접 배운 커터로 쿠에바스가 KT의 역사를 또 한 번 썼다.
쿠에바스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KS) 1차전에 선발등판, 7⅔이닝 7피안타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쿠에바스 호투에 힘입어 KT도 두산에 4-2로 승리, KS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쿠에바스는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쿠에바스는 지난달 3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이틀 쉬고 나와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KT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좋은 기운을 타고 일찌감치 KS 1차전 선발로 내정돼 준비했다.

1회 정수빈을 3구 삼진 잡고 시작한 쿠에바스는 공 8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2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고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양석환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박세혁을 초구 2루 땅볼로 4-6-3 병살 처리했다. 3회 1사 2루에서 김재호를 1루 내야 뜬공, 정수빈을 투수 땅볼 잡고 위기를 넘긴 쿠에바스는 4회 1사 2,3루에서도 양석환과 박세혁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다시 한 번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각각 투심과 커터, 무빙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KT 타선이 4회 1점을 선취하며 리드를 잡았으나 쿠에바스도 5회 첫 실점을 했다. 1사 후 강승호에게 중월 3루타를 맞은 뒤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1-1 동점 허용.
하지만 5회까지 투구수 62개로 효율적인 투구를 한 쿠에바스는 6회 선두 박건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박건우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루 위기가 이어졌으나 박세혁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7회에도 올라온 쿠에바스는 강승호를 3구 삼진 처리하는 등 8개의 공으로 가볍게 삼자범퇴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쿠에바스가 마운드를 계속 버티자 답답하던 KT 타선도 7회 마침내 침묵을 깼다. 배정대의 결승 솔로 홈런에 이어 강백호의 쐐기 2루타까지 3점을 내면서 4-1로 달아났다.
8회에도 올라온 쿠에바스는 2사까지 책임진 뒤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총 투구수 100개를 딱 채웠다. 최고 149km 포심(11개)보다 커터(37개) 투심(17개) 등 변형 패스트볼을 더 많이 구사했다. 특히 2016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외계인' 마르티네스에게 배운 커터가 잘 통했다. 날카롭게 휘는 커터에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11월12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에선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까지 따내며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또 한 번 팀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