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중요한 경기는 찰나의 순간, 작은 빈 틈이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두산 박세혁이 경기 막판 집중력을 잃었다. 주루 플레이에서 안일한 태도로 중간에 포기, 중요한 추격 기회를 무산시켰다. 우승 포수로서 경험 많은 선수이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KT를 끝까지 압박할 기회를 스스로 망쳤다.
14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팽팽했던 승부는 7회 KT 배정대의 솔로 홈런과 두산 수비진의 실책으로 균형이 무너졌다. 강백호가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려 4-1로 달아났다.
두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 양석환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세혁이 KT 마무리 김재윤 상대로 약간 뜬공 타구를 때렸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날아가는 공, 3루수 황재균이 잡는 듯 보였으나 막판 조명탑의 불빛에 타구를 놓쳤다.
그런데 박세혁은 1루로 뛰어가다가 황재균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보지 않고 중간에 주루를 포기하고 몸을 돌렸다. 덕아웃으로 향하다 타구가 떨어진 것을 보고 1루로 뛰어가려 했으나, 유격수 심우준이 백업에 들어가 재빨리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박세혁이 처음부터 계속해서 1루로 뛰어갔더라면 세이프가 될 수도 있을 타이밍이었다. 안일한 주루, 덕아웃에 있던 김태형 두산 감독의 표정은 굳어졌다. 반면 황재균의 뒤로 백업 플레이를 들어간 심우준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로 칭찬받을 만 했다.
두산은 2아웃 이후 허경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2루 도루에 이어 강승호의 중전 적시타로 4-2로 추격했다. 박세혁이 1루에서 살았더라면, 마지막까지 경기 분위기는 어떻게 될 지 몰랐을 것이다.
박세혁의 9회 주루 포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미라클' 두산의 플레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9회 박세혁의 주루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박)세혁이는 당연히 잡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제는 다시 나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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