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1차전 선발 선택이 적중했다. 이번에도 윌리엄 쿠에바스는 ‘무적’이었다.
KT 위즈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챔피언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였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이날 7⅔이닝 7피안타 1사구 8탈삼진 1실점 100구 호투로 1차전 기선제압을 이끈 것. 10월 31일 타이브레이커에 이어 2경기 연속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쿠에바스는 경기 후 “여기까지 온 게 긴 여정이었고 선수들이 맡은 바 역할을 잘했기 때문에 오늘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승리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남은 경기들 이겨서 우승하는 것이 팬들 응원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타이브레이커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쿠에바스는 “시즌 중에 하는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면서 임했다. 압박감을 느끼면 경기 중에 능력을 보여줄 수 없어. 그보다는 경기를 집중하고 즐겼다”고 밝혔다.
쿠에바스는 이날 8회 교체 상황에서 다소 아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의미를 묻자 “이닝을 끝까지 마치고 싶었는데 코치님이 올라와서 바뀌는 걸 알았다”며 “원래라면 더 던지겠다고 하는데 투구수도 많았고 나 아닌 다른 투수가 역할을 할 수 있어 그러지 않았다. 물론 더 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고 웃었다.
쿠에바스는 시즌 도중 부친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고국 베네수엘라행이 아닌 KT 잔류를 택했고, 10월부터 엄청난 호투를 선보였다. 타이브레이커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아버지가 도와주셨다”는 감격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그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아버지가 도와주셨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올 시즌 치르면서 아버지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굉장히 바라셨다. 물론 못 보신 건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게 보이지 않는 힘을 더 주고 계신다”고 고인을 기렸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