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눈물 흘린 ML 복귀 코치, "난 영원한 한화맨" 잊지 못할 1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1.15 05: 07

“한화 이글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조니 워싱턴(37) 한화 타격코치에게 2021년은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이었다. ‘멘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따라서 메이저리그의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한국에 온 워싱턴 코치에겐 새로운 도전, 경험이었다. 
지난 14일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끝으로 코치 업무를 마친 워싱턴 코치는 “1년 동안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한국에서 보낸 1년은 정말 흥분되고 설레는 나날이었다. 어느 한순간을 꼽기 어려울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런 기회와 추억을 선사한 한화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작별 인사 자리에서 정은원, 노시환 등 선수들이 먼저 울컥하자 워싱턴 코치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훔쳤다. 

조니 워싱턴 코치 /한화 이글스 제공

시즌 막판부터 메이저리그 12개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워싱턴 코치는 마지막까지 한화 잔류를 거듭 고민했다. 당초 내년까지는 한화와 함께할 생각이었지만 시카고 컵스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의를 했고, 미국 복귀를 결심했다. 워싱턴 코치는 “수베로 감독도 이해해주며 진심으로 응원해줬다”고 멘토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한화 워싱턴 코치(왼쪽)가 홈런을 치고 온 노시환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OSEN DB
한화 타선은 워싱턴 코치를 만나 변화를 이뤘다.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은 선구안이 눈에 띄게 발전해 각 포지션에서 리그 톱클래스 타자로 성장했다. 정은원은 리그 역대 최연소 100볼넷을 기록했고, 유인구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던 하주석과 노시환도 공을 참기 시작하며 ‘개안’에 가까운 변화를 이뤄냈다. 최재훈, 김태연, 이성곤 등도 스텝업에 성공했다. 
팀 전체 기록을 보면 타선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지만 주요 선수들의 성장세는 분명했다. 한국말로 “가운데”를 외치며 자신만의 존 설정, 그 안에 들어오는 공만 강하게 치는 타격 접근법을 마치 세뇌시키듯 반복시킨 끝에 선수들에게 녹아들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강요를 하지 않았고, 먼저 다가올 수 있게 인내하며 기다린 시간도 있었다. 최재훈은 “처음에 코치님과 안 맞는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많이 찾아갈수록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워싱턴 코치는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많은 성장을 이룬 해였다. 타격 성장은 긴 시간과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제 첫 단계를 시작했고, 갈 길이 먼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 개개인 갖고 있는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도 보여줄 능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올해 함께한 김남형 타격코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보다 더 많이 노력한 김 코치와 함께 한화 타선이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 주장 하주석이 조니 워싱턴 코치와 포옹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선수들 못지않게 워싱턴 코치 개인적으로도 성장을 이룬 해였다. 그는 “내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배운 게 더 많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과 관계 형성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일반적이지 않은 경험이었고, 내게도 발전과 성장의 기회였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한국에서 보낸 1년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정은원(오른쪽)이 조니 워싱턴 코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마지막으로 그는 “한화 이글스하면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의 형제가 된 김남형 코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들, 내 인생 첫 통역(최민철)까지 모든 사람들이 잘 챙겨줬다.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한화 팬들도 잊지 못할 것이다”며 “지금처럼 팬들이 계속 한화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팀을 떠나게 됐지만 나 역시 언제나 한화맨으로 남을 것이다. ‘가운데’는 나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면서 미국에서도 한국말로 “가운데”를 외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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