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복덩이 되겠다".
KIA 타이거즈 2021 시즌의 최대 수확은 20살 마무리 정해영의 발굴이었다. 64경기에 출전해 5승4패34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의 특급 성적이었다. 최연소 30세이브는 물론 타이거즈 역대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국보 선동열을 넘어 임창용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루키였던 작년 7월부터 불펜에 가세해 필승조 투수로 활약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미들맨 후보로 출발했다. 개막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로 발탁을 받았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은 전상현의 어깨부상으로 맡을 투수가 없자 정해영을 선택했다. 보란듯이 최고의 소방수로 우뚝 섰다.

마무리 캠프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정해영은 "최고의 시즌이었다. 다치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었다는 것 자체가 최고의 시즌이었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못간 것은 아쉬웠다”며 시즌을 마감한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도 20살 정해영이 이렇게 잘할 것이라고 기대를 못했다. 잘했던 비결을 묻자 “내가 승부욕이 강하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나가면 무조건 타자를 이기고 싶다. 형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코치님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선배 임기영의 조언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는데 큰 힘이 됐다. “형의 말씀이 생각난다. 마운드에 올랐으나 불론세이브를 해서 아쉬워 땅을 보고 있었다. ‘야수들은 나를 보고 믿고 수비한다. 다운된 모습 보이면 안된다’고 하셨다. 가장 생각났다”며 웃었다.
정해영이 올해 잘했던 이유는 꾸준한 훈련이었다. “(오프시즌)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트레이닝센터에서 2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했다. 효과를 많이 본 것 같다. 안다치고 계속 잘하려면 훈련을 많이 해야한다. 이번에도 작년과 똑같이 체력 훈련을 많이 하겠다”며 훈련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내년을 위한 준비 계획도 보였다. “커브를 던지고 있는데 캐치볼 할 때만 던졌다. 새로운 것 보다는 가지고 있는 구종을 더 확실하게 만들겠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완벽하게 만들겠다. 또 멘탈 부분에서 좀 더 발전하고싶다. 볼넷을 주면 조금 흔들렸는데 그것도 줄이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정해영은 '복덩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작년 데뷔 등판에서 두 점차로 뒤진 가운데 9회초 1이닝을 막았고, 타선의 9회말 역전에 힘입어 첫 승을 따냈다. 그때부터 정해영이 마운드에 오르면 팀이 승리하는 일이 잦아지자 '복덩이'라는 별명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정해영은 “복덩이라는 말 듣기좋다. 그런 별명지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도 복덩이가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