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잽에 대한 화답이었을까?’
두산 김태형 감독과 박건우 사이의 일이다.
지난 10일 정규시즌 2위 삼성을 꺾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최초의 기적을 써낸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그라운드에 도열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주먹 키스를 나누며 승리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박건우가 김태형 감독의 주먹 키스를 외면했다. 이때 김태형 감독의 예상치 못한 왼손 잽이 박건우에 향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14일. 경기전 공식행사가 열렸다. 양팀 선수들이 진행자의 호명에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김태형 감독이 입장하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런데 박건우의 손이 김태형 감독 엉덩이를 향했다. 선수들도 당황했고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태형 감독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프랜차이즈 스타’ 박건우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김태형 감독.
지난 6월 김태형 감독은 주전 외야수 박건우에 전격 2군행을 통보하며 구성원들의 단합을 꾀했다. 부상도 부진도 아니었지만 선수의 나태한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기존 선수들을 향해 “주전들은 자신이 경기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말하면 안 된다. 주전이 피곤하다고 하면 경기에 못 나가는 백업들은 그 말이 와닿겠나”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논란도 많았고 팬들의 비판도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의 조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돼달라는 메시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건우와는 7년째 함께 하고 있다. 나에게 장난도 가장 잘 친다. 서로 대화도 잘 통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위기 때마다 발휘된 김태형 리더십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박건우는 이제 팀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