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율 70%"…이유영, 원 없이 뛰어논 '장르만 로맨스'(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1.15 12: 59

 남편이 있음에도 외로움을 느끼던 여자 정원(이유영 분)은 학교 갈 시간에 집에 있고,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고3 성경(성유빈 분)을 보며 ‘저 아이는 뭘까?’ 하는 호기심을 갖는다. 나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있으면 왠지 즐겁고 재미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이달 17일 극장 개봉하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이유영(33)의 해맑고 밝은 얼굴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이유영은 1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두 작품 속 이미지가 정반대다. 하나는 OTT로 공개되고, 하나는 극장에서 개봉해 기분이 새롭다. 한번에 두 작품을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장르만 로맨스’의 개봉과 함께 이유영이 출연한 애플TV+ 웹드라마 ‘Dr. 브레인’이 이달 4일 공개됐다.
이어 이유영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관객들에게 웃을 수 있는 선물 같은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새 한국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제작 비리프, 제공배급 NEW)는 7년째 신작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 분)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각기 다른 사랑에 대해 말한다. 

이 영화에서 이유영은 알 수 없는 4차원 매력을 지닌 여자 정원으로 분했다. 정원은 동네에 사는 고3 학생 성경과 오묘한 관계로 발전한다. 이날 이유영은 “정원은 일찍 결혼을 한 여자다. 남편은 영화감독이고 정원은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는 여자”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유영은 “남편만 일을 하고, 정원은 무명배우라 홀로 집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옆집 사는 아이가 학교 갈 시간에 등교도 안 한 채 혼자 집에 있고 또 싸우는 소리가 들리니까 성경에게 호기심을 가진 거다. 궁금증이 생겨서 호기심에 그 친구에게 접근을 한다. 그렇다고 이성으로 여기고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유영은 “몇 달 전에 배우들끼리 모여서 이 영화를 봤었다. 영화가 시나리오보다 더 재미있게, 잘 나와서 웃으며 봤다”며 “제가 그동안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밝은 영화에, 밝은 캐릭터로 나와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도 있었지만 다른 커플들이 많아 삭제된 게 있다. (정원에 대해) 좀 더 그려진 게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기도 하다.”
이유영은 그러면서 “저도 정원처럼 오디션만 보러 다녔던 시절이 있어서 당시가 떠올랐다. 감독님이 ‘정원은 연기를 못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게 또 애매하고 어려웠다.(웃음) 너무 리얼하게 연기하면 관객에게 드리는 재미가 덜 할 거 같았다. (정원이 극중 연기하는 것은) 옛날 배우들의 톤을 살려 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밤새우고 찍은 장면이 많았는데 저는 단 한번도 졸렸던 적이 없다. 너무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그녀는 22살 배우 성유빈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에 “성유빈이 말수가 없고 혼잣말을 중얼거려서 ‘4차원인가?’ 싶었다.(웃음) 촬영하면서 좀 더 성경 캐릭터에 비슷하다고 느꼈다. 촬영 당시 (성유빈이 스무 살이었는데)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해서 열심히 다니고 작품 활동도 열심히 하려고 하더라.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지만 그렇다고 불편하진 않았다. 처음부터 너무 편했다”라고 성유빈을 칭찬했다.
노래방 장면을 촬영하면서 성유빈의 실체를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는 이유영은 “밤샘 촬영 후 새벽쯤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방 신을 찍었다. 좁은 공간에서 (노래를) 한다고 하니 좀 창피했다. 성유빈이 너무 가까이에 앉아서 저를 지켜보고 있는데 낯부끄럽더라.(웃음) 그래도 처음이어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었다. 너무 과하게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원 캐릭터와 닮은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싱크로율은 70% 정도 되는 거 같다. 비슷한 점은 저도 정원처럼 밝다. 반면에 저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편인데, 정원은 남의 눈치를 안 보는 게 다른 거 같다”라고 답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조은지(41)가 연출을 맡았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단편 ‘2박 3일’(2016)과 공동 연출한 장편 ‘오늘, 우리’(2019)에 이은 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상업 장편영화. 
이유영은 이에 “조은지 배우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걸 알고 결정을 했다”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감독님을 만나 뵀다. 캐릭터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데 감독님이 갖고 계신 생각이 너무도 명확했다. 각 캐릭터별로 이입해 있었고 사랑하고 있다는 열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정원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디렉션에 대해서는 “배우의 입장을 너무 잘 아시니까. 배우의 입장에서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시더라. 같은 배우로서 느끼는 동질감도 있고 이해하고 배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는 직접 보여주시니까 이해하기도 너무 수월했다. 저는 처음부터 (배우이기보다)감독님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그 앞에서도 어색함이나 부끄러움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배우이신 감독님이어서 여러모로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봄’(2014)으로 데뷔한 이유영은 ‘간신’(2015), ‘그놈이다’(2015),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 ‘나를 기억해’(2018), ‘허스토리’(2018), ‘원더풀 고스트’(2018), ‘풀잎들’(2018), ‘악질경찰’(2019), ‘디바’(2020) 등에 주조연으로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그녀는 “내가 연기할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이 되느냐이다. 잘 안 읽히는 시나리오도 있는데,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면 마음이 간다. 제가 연기 할거리가 많으면 더 손길이 가는 거 같다”고 답했다. 
“저에게도 밝은 모습, 어두운 모습 둘 다 있다. 어두운 역할을 맡아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어둡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주변에서 ‘역할에 너무 몰입한 거 같다’ ‘어두워 보인다’고 하시는데 정원을 연기할 때는 아무 걱정 없이 즐겼다. 성유빈과 그냥 수다 떨고 재미있게 놀았다. 솔직하고 거침 없는 모습, 꾸밈 없는 모습을 연기하면서 원 없이 뛰어놀며 충분히 해소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NEW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