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고영표' 6점차 등판…20세 두산 킬러가 이미 끝냈다 [KS2]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1.15 21: 09

불펜 대기한 고영표가 6점차 리드 상황에 나왔다. 승부처에 쓰기 위해 준비한 카드였지만 이미 상황이 다 정리된 뒤였다. ‘두산 킬러’ 소형준(20)이 KT의 한국시리즈 첫 토종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소형준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두산을 맞아 6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KT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1~2차전 모두 잡은 KT는 KS 우승 확률을 89.5%로 높였다. 
1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팀의 창단 첫 KS 승리투수가 된 가운데 2차전 소형준이 토종 첫 승으로 팀의 역사를 썼다. 20세 어린 투수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1~3회 연속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5회초 1사 KT 소형준이 두산 박계범의 땅볼 때 호수비를 선보인 KT 3루수 황재균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1.11.15 /cej@osen.co.kr

2년차 소형준은 24경기에서 7승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준수한 기록을 올렸으나 신인왕을 차지한 지난해보다 저조했다. 선발 5명 중 시즌 성적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3~4차전으로 밀리거나 불펜으로 보직을 옮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KS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형준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플레이오프 기간 이 감독은 “두산이 올라오면 소형준을 앞에 쓸 수 있다. 두산전에 워낙 좋다”며 2차전 선발 가능성을 암시했다. 소형준은 두산 상대 2시즌 통산 9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절대 강세였고, 두산이 KS에 올라오면서 2차전 소형준 카드도 현실화됐다. 
1회초 무사 2루 KT 선발 소형준이 두산 강승호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다독이고 있다. 2021.11.15 /cej@osen.co.kr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소형준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1회 연속 볼넷으로 시작하며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투심 패스트볼로 2루 땅볼 유도하며 4-6-3 병살타로 연결했다. 
2회에도 1사 1루에서 김인태를 초구 투심으로 1루 땅볼을 이끌어냈다. 3-6-1 병살타로 이닝 종료. 3회 역시 1사 1루에서 강승호에게 다시 투심을 던져 3루 땅볼을 유도했다. 5-4-3 병살타로 3이닝 연속 더블 아웃으로 끝났다. 
4회에도 2사 1,2루에서 박세혁을 투수 땅볼로 직접 아웃 잡고 위기를 넘긴 소형준은 5회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6회 1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재환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박건우를 3루 땅볼 처리하며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총 투구수 91개. 최고 146km 투심(47개) 체인지업(16개) 터커(13개) 포심(11개) 커브(4개) 순으로 섞어 던졌다.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1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렸다.6회초 수비를 마친 KT 소형준이 환하게 웃고 있다. 2021.11.15
KT 타선이 5회 5득점을 몰아치며 6-0 리드를 잡았고, 고영표는 7회 6점차 리드 상황에서 나왔다. 승부처에 쓰기 위해 준비한 카드였지만 이미 소형준이 모든 상황을 정리한 뒤였다. 20세 두산 킬러 위엄이 KS 큰 무대에서도 재확인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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