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또 다시 ‘곰 킬러’ 소형준(KT)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확 바뀐 라인업으로 반격을 노렸지만 오히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의 2차전에서 1-6으로 패하며 시리즈 2연패에 빠졌다.
두산이 이날 만난 선발투수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 그러나 소형준에게는 신인왕 출신 외에 또 다른 인상적인 별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곰 킬러’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에 이어 올해도 2년차 징크스 속에서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의 강세를 보인 것. 이에 KT는 2차전 선발로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놔두고 소형준을 낙점했다.

두산 사령탑도 소형준 약세가 내심 신경쓰이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태형 감독은 “시즌 때 안 좋으면 그걸 공략해서 해야 한다. 단기전에서는 집중력으로 안 좋은 부분을 커버해야 한다”며 “공 던지는 패턴을 알고도 많이 당하는 건 안 좋은 것이다. 결국 쳐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전의 집중력만으로 킬러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회부터 모든 게 꼬였다. 허경민-강승호 테이블세터가 연달아 볼넷을 골라내며 소형준을 무너트릴 기회를 잡은 상황. 그러나 호세 페르난데스의 강한 타구가 2루수 박경수의 호수비에 잡히며 병살타가 돼버렸다. 이날의 패배를 직감할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후 2회 1사 후 박세혁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인태가 초구에 병살타로 이닝을 강제 종료시켰고, 3회 1사 후 허경민이 풀카운트 끝 얻어낸 볼넷은 강승호의 병살타로 순식간에 삭제됐다.
4회도 아쉬웠다. 선두 페르난데스가 2루타, 양석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2사 1, 2루를 만든 상황. 그러나 이번에는 박세혁이 투수 땅볼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6회 페르난데스가 2루타 만든 1사 2루 기회도 김재환의 삼진, 박건우의 3루수 땅볼로 무산. 소형준은 그렇게 6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 91구 역투를 완성했다.
두산은 이후 7회 1사 1루서 다시 김인태의 병살타가 나오며 포스트시즌 역대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4개)에 도달하는 굴욕을 당했다. 소형준에게 3개, 구원 등판한 고영표에게 1개를 기록.
찬스를 번번이 놓친 두산은 결국 KT에 2차전마저 내주며 2연패인 상태서 휴식일을 맞이하게 됐다. 소형준의 킬러 본능에 철저히 당한 결과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