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구한 37살 베테랑의 슈퍼캐치..."얼른 허리에 아이싱 하고 싶다" [KS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5 23: 34

KT의 37살 베테랑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제대로 만끽했다.
KT 위즈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KT는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완승을 거두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1회초 무사 1,2루에서 두산 페르난데스의 2루땅볼에 호수비를 펼친 KT 박경수가 기뻐하고 있다. 2021.11.15 /jpnews@osen.co.kr

승리의 주역은 37살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였다. 이날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과 함께 멋진 호수비로 승리를 이끌며 데일리 MVP의 기쁨을 누렸다.
타석에서는 5회 선두로 등장해 중전안타를 치며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심우준의 번트안타로 2루에 도달한 뒤 조용호의 적시타 때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백미는 수비였다. 1회 선발 소형준이 허경민-강승호 테이블세터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상황. 이후 호세 페르난데스에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2루수 박경수가 이를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한 뒤 4-6-3 병살플레이로 연결했다. 이날의 승부를 좌우한 결정적 장면이었다.
데일리 MVP를 원했던 박경수는 경기 후 “내가 계획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원래는 공격으로 해서 받고 싶었다. 수비로 된 적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감사하고 이 데일리 MVP는 고참들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경수는 구체적으로 “어제는 젊은 친구들이 잘해줬다. 오늘은 (소)형준이가 막내인데 큰 경기 선발로 나서 경기 전 ‘오늘은 노땅들이 한 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다행히 (황)재균이가 홈런 치고 나는 수비에서 보탬이 됐고 (유)한준이 형은 사구를 얻었고 (장)성우도 중요할 때 적시타를 쳤다. 이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서 내가 받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 종료 후 데일리 MVP를 수상한 KT 박경수가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15 /cej@osen.co.kr
박경수는 1회 호수비 후 평소보다 격한 세리머니를 통해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어려운 타구였다. 좋은 플레이가 나와서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며 “이게 병살타가 될지는 몰랐다. (심)우준이가 좋은 송구를 해줬다. 그러면서 (소)형준이가 제일 먼저 보였는데 너무 기뻤다. 2사 3루라 안타 맞아도 1점이었다. 그러면서 나도 뭔가 했다는 세리머니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형준이가 초반 볼넷을 주면서 감독님까지 올라온 상황이었다. 계속 흔들리길래 좋은 플레이도 했고 괜찮으니 편하게 네 공을 던지라고 말해줬다”고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다만 이날 다소 무리한 플레이로 몸 상태는 이전보다 악화됐다. 박경수는 “빨리 아이싱을 하고 싶다. 허리가 조금 그렇다”면서 “주루 플레이할 때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는데 허리가 조금 뻑뻑한 느낌이 있다. 그래도 이겨야 한다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를 뛰는 느낌은 어떨까. 박경수는 “이기니까 재미있지만 작년과 큰 차이는 없다. 한국시리즈가 더 흥분되지만 포스트시즌 안에 있는 경기라 비슷하다”며 “이닝을 거듭할수록 정규시즌 주말에 경기하는 정도의 긴장감”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5회 조용호의 적시타 때 최만호 3루 코치의 정지 사인을 무시하고 홈까지 들어왔다. 이에 대해선 “홈에 주자가 들어가는 경우는 물론 베이스코치 선택을 따라야하는 게 맞는데 솔직히 브레이크가 안 걸렸다. 서면 부상 위험이 있을 것 같았다. 내 미스였다”며 “다행히 결과는 좋게 나왔다.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미소를 보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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