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선발 평균 자책점(3.69) 1위 KT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야구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의 비중이 컸다. 원투 펀치를 내세워 경기를 지배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올해 들어 선발 야구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선발승은 두 차례에 불과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최원준(5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과 LG 케이시 켈리(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가 선발승을 거둔 게 유이했다.

키움 안우진과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안우진은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 호투했는데 승패없이 물러났다. 뷰캐넌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는데 패전 투수가 됐다.
정규 시즌 1위 팀 KT는 다른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짓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일까. 선발 투수의 호투를 앞세워 1,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올 가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달성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삼성과의 정규 시즌 1위 결정전에서 괴력투를 뽐냈던 윌리엄 쿠에바스는 1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7⅔이닝을 소화하며 1점(7피안타 1볼넷 8탈삼진)만 내주는 짠물투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 선발 소형준도 6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소형준이 볼넷을 많이 허용하며 불안했으나 박경수, 황재균 등 베테랑 선수들이 명품 수비를 연출하며 힘을 보탰다.
2차전까지 잡으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89.5%까지 높인 KT는 오는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선발 출격시킨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33경기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두산전은 세 번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남겼다. KT가 3차전에서도 선발 야구의 힘을 보여주며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