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야구장 나와서 운동하고 밥도 먹고 가더라.”
NC 다이노스의 올해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32) 붙들기다. 창단과 함께 구단의 얼굴로 거듭났고 리그 대표 선수로 거듭났다. 30홈런 100타점 OPS .900대를 기록할 수 있는 생산력은 나성범을 붙잡아야 할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전력적인 면은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상징성도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요소. NC는 그동안 많은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박석민, 양의지 등 수많은 FA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NC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서 FA 자격까지 갖춘 선수는 나성범이 최초다. 나성범과 구단은 함께 성장한 동반자였다는 증표다.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전향한 뒤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거듭났고 NC 역시 나성범과 함께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팀의 반열에 올라섰다.

나성범은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무산됐다. 올해 역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최소 1팀 이상이 나성범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하게 된다면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다.
나성범의 롤모델인 ‘메이저리그 16년 베테랑’ 추신수는 “스플릿 계약은 안된다. 개런티(보장) 계약을 받고 가야 한다. 그래야 잘 할 술 있는 기회도 생긴다”라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게 되면 한국 사람은 문화, 생활이 달라서 집중할 수 없다”라면서 좋은 조건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성범의 도전 정신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나성범은 KBO규약상 해외 진출의 경우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국내무대에 한정한 FA다.
국내에 남을 경우 원 소속팀 NC는 나성범을 붙잡을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성범은 인기 FA 매물이다. 몇몇 타구단 역시 나성범을 향한 관심을 숨기지 않는 상황. 경쟁이 붙을 경우 100억 원 대의 대형 계약이 나올 수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야 완전하고 공식적인 FA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일단 서로 간의 공감대는 확인하고 있다. 새로 선임된 임선남 단장은 최근 나성범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원론적인 얘기와 감사 인사 정도의 자리였다는 후문이지만 NC는 의지를 보였고 나성범도 이에 화답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나성범 역시 FA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창원 NC파크에 꾸준히 출근하고 있다. FA를 앞두고 껄끄러울 관계가 될 수 있지만 거리낌 없이 출근하고 있다.
16일 창원 NC파크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동욱 감독은 “(나)성범이가 자주 나온다. 얘기를 해보니까 ‘아이들 아침에 등교시킨 뒤에 집에 있으면 답답해서 운동하러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나와서 운동하고 구단 스태프들과 밥도 먹고 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이 감독은 “나성범은 그래도 우리 선수이고 또 우리 팀 선수를 계속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나성범이 내년에도 계속 NC 유니폼을 입기를 바랐다”라고 강조했다.
NC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나성범의 잔류는 정말 기정사실인 것일까. 아니면 나성범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것인가. 향후 ‘나스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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