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내맘대로"…'싸나희 순정' 전석호x박명훈, 힐링 안긴 시골 라이프(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1.16 17: 46

도시의 고단한 삶에서 탈출해 힐링을 안기는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새 영화 ‘싸나희 순정’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날 전석호, 박명훈, 심은진 등의 배우들과 정병각 감독이 참석했다.
‘싸나희 순정’(감독 정병각, 제작 시네마 넝쿨 인베스트 하우스 에이스 팩토리, 제공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은 도시의 고단한 삶에서 탈출해 시골 마가리에 불시착한 시인 유씨(전석호 분)와 동화작가를 꿈꾸는 엉뚱발랄한 농부 원보(박명훈 분)의 얼떨결 동거 이야기.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싸나희 순정'(감독 정병각)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16 / soul1014@osen.co.kr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자의 좌충우돌 현생 탈출 시골라이프를 다룬 이 영화는 페이스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재된 류근 시인의 ‘주인집 아저씨’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다. 네이버 그라포리오 1위에 빛나는 일러스트레이터 퍼엉 작가의 일러스트가 결합돼 출판된 스토리툰 '싸나희 순정'이 원작. 시골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상 라이프가 러닝타임 내내 여유를 안긴다. 더붙어 '인생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아도 결국엔 내 마음대로 사는 것' '하루하루가 빛나고 소중하다' 등의 대사가 일상 속 작은 쉼을 선사한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싸나희 순정'(감독 정병각)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16 / soul1014@osen.co.kr
이날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정병각 감독은 “5년 전에 원작을 접했는데 매력적인 두 주인공을 만났다. 재치, 발랄한 감성이 돋보이는 대사에 매력을 느껴 연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제가 기획은 했지만 연출까지 맡게 될 줄 몰랐다. 저보다 더 젊고 훌륭한 연출자가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제가 연출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1998년 개봉한 영화 '세븐틴'의 연출자. 23년 만에 신작을 내놓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배우들의 연기 호흡과 제작진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날 심은진은 “자연의 뷰, 현장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지면 그것 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게 없다. 관객들의 (저희들의) 세계를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영화를 자신있게 소개했다.
시인 유씨 역의 전석호는 “시나리오만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말하며 “감독님, 배우들을 만나면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유씨가 그들과 섞여 다른 의미의 가족이 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고창이라는 공간에서, 저는 필라테스를 배우며 촬영을 했다.(웃음)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했는데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만큼, 관객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싸나희 순정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배우 박명훈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6 / soul1014@osen.co.kr
동화작가 지망생이자 농부 원보를 소화한 박명훈은 “배우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시나리오에 반했다”며 “가슴이 따뜻하고 인간적인 대본을 보고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명훈은 “두 달 가까이 고창에서 찍으면서 같이 힐링을 해서 그런지 저에게는 따뜻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 및 개봉을 앞둔 소감을 남겼다. 그는 농촌에 사는 남자 원보를 연기하며 푸근한 인상을 보여줬다. 올 추석 연휴에 개봉한 '보이스' 속 캐릭터와 180도 다른 얼굴이어서 인상적이다. 
심은진도 “시나리오를 보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동화 같았다. 특이하면서도 예쁘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드라마를 끝낸 후 바로 들어가야 했고 영화에서는 플라멩코를 춰야 했다. 제가 춤을 끊은 지 15년이 넘어서 부담은 있었다.(웃음)”고 했다. 그럼에도 시나리오가 마음을 사로잡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그녀는 사랑에 올인하는 카페 사장 역을 맡았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싸나희 순정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배우 심은진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1.11.16 / soul1014@osen.co.kr
그러면서 심은진은 “10여 년 전에 박명훈 배우와 뮤지컬을 했었는데 '다시 뭉쳐보자'는 말을 하셔서 또 같이 하게 됐다”며 박명훈과 영화 촬영을 하면서 즐거웠다는 후기를 들려줬다.
정 감독의 영화 ‘세븐틴’ 이후 23년 만의 복귀작이 됐다. 이날 그는 "제가 그동안 연출을 하지 않았지만 촬영현장은 곁눈질 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하면서 두려웠다. 안 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다”며 “하지만 각색에 참여하면서 연출까지 맡게 됐다. 요즘 촬영현장은 주 52시간인 데다, 저희는 특히 저예산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비교적 일수가 잘 지켜져서 좋았다”고 연출자로서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저희 영화는 류근 시인의 원작과 많이 다르다. 새로운 인물들도 추가됐기에 저의 개성이 묻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감독은 전석호, 박명훈, 심은진 등의 배우들을 캐스팅한 비화도 전했다. 이날 정 감독은 “캐릭터별로 다양성을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다행히 좋은 분들이 임해주셔서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싸나희 순정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배우 전석호가 아역배우 김지환을 무릎 위에 앉히고 있다. 2021.11.16 / soul1014@osen.co.kr
박명훈은 ‘재꽃’(2017)에 이어 다시 한번 시골 남자를 맡은 것에 대해 “저는 사실 서울 사람이다.(웃음) 제가 캐릭터를 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감독님, 배우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이라며 “촬영하면서 저희가 고창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영화 속 집에서 산 것은 아니지만, 촬영장 근처 숙소에서 거의 두 달 정도 같이 지내면서 서로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및 영화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온 김재화, 최대철, 공민정이 세 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눈부시게 빛나는 앙상블을 완성했다. 영화가 내세운 일명 ‘현생탈출 시골라이프’라는 모토답게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편안해지는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일상에 지친 관객들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한다면, 104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시인 유씨가 농부 원보 등 마가리에 사는 인물들을 만나며 얽매였던 세계관이 확장되고,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도 공감을 안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소재를 가볍게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구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1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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