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 불펜 최다 80⅓이닝…"3연투는 없었다. 좋은 경험! 모두 감사합니다" [오!쎈 인터뷰]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1.16 18: 29

SSG 랜더스 대졸 신인 우완 장지훈(23)은 올해 잊지 못할 데뷔 시즌을 보냈다.
장지훈은 올 시즌 60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80⅓이닝을 던지면서 2승 5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선발로 던진 3이닝을 제외하면, 불펜으로 77⅓이닝이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 불펜 투수 최다 이닝이다. 홀드왕을 차지한 장현식(69경기 76⅔이닝), 혹사 논란의 한화 김범수(56경기 70⅔이닝) 보다도 더 많이 던졌다. 

SSG 랜더스 투수 장지훈. / OSEN DB

아웃카운트 한 개만 만들고 내려오기도 했고 4이닝 투구를 하기도 했다. 선발진 줄부상 속에 비상이 걸렸던 마운드, 불펜 투수들의 고단한 시즌이었는데 올해 신인 장지훈이 상황 가리지 않고 기용됐다.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이 대졸 신인이 희망을 보여주면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16일 오후, 시즌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만난 장지훈은 “치료와 휴식, 어깨 보강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한창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시기이지만, 남의 잔치다. 내년 시즌에 SSG가 가을 야구를 하려면 올해 빛을 본 젊은 선수들이 겨울을 잘 보내야 한다.
장지훈은 한 시즌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것도 있지만 많이 배웠다. 시즌 초반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던졌다. 적응하면서 나아지게 된 듯하다”면서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점을 두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보내주신 것이다.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SSG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윌머 폰트(145⅔이닝)다. 이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오원석(110이닝), 이태양(103⅔이닝), 최민준(86이닝)이 뒤를 이었다. 불펜진에만 있던 투수 중에는 장지훈이 가장 많이 던졌다.
어찌보면 신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고 힘에 벅찬 시즌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는 말대로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많이 던진 것처럼 보여도 3연투는 없었다. 관리를 해주셨다. 크게 무리한 느낌은 아니다. 중간에 올림픽 휴식기도 있었다. 쉴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장지훈이 이렇게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힘은 체인지업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 팀들의 전력 분석으로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장지훈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타자들이 나를 모르니 당했다. 이후 적응한 듯했다. 하지만 내가 제구만 잘 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직 체인지업이 부족하다. 체력도 기르고, 구속도 올리겠다”며 승부욕,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는 성격 자체가 지난 승부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보기 드문 신인의 배짱이다. 장지훈은 “어떤 상황이든 타자와 승부하는 것, 다 똑같다. 점수를 안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편하게 생각하고 타자만 집중한다”고 했다.
한 시즌 동안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전했다. 장지훈은 “감독님,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 코치님들, 선배님들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야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었다. 좋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가 됐다. 끝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전력분석 팀, 홍보 팀 등 모든 관계자분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