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T 위즈가 1~2차전을 연달아 승리하고 통합 우승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더 하면 우승이다.
KT는 1~2차전에서 선발 투수 2명(쿠에바스, 소형준)과 불펜 3명만 기용했다. 좌완 원포인트 조현우,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2경기 연속 등판했다. 이강철 감독이 승부수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기용하겠다고 한 고영표가 1차례 불펜으로 등판했다.
KT 불펜에서 최근 3년간 리그 최다 홀드 투수인 주권은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 주권은 2019년 25홀드(리그 4위)를 기록하며 KT의 핵심 불펜 투수가 됐다. 2020년에는 31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는 27홀드로 KIA 장현식(34홀드)에 이어 공동 2위였다.

주권은 최근 3년간 210경기에 등판해 15승 8패 2세이브 83홀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3년간 83홀드는 LG 정우영(63홀드), SSG 김상수(56홀드)를 제치고 리그 1위다. 또한 3년간 40홀드 이상 투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한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등판 기회는 2차전까지 없었다. 1차전, 선발 쿠에바스가 호투하며 8회 2아웃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8회 4-1로 앞선 2사 1루에서 좌타자 김재환 타석에 좌완 조현우가 올라와 범타로 이닝을 끝냈다. 이어 9회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마무리했다.
2차전에선 6-0으로 크게 앞선 7회 선발 소형준에 이어 고영표가 불펜으로 나섰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6점도 두산이 강하기에 금방이다. 3이닝 남은 상황에서 막을 땐 확실히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8회 2사 2루에서 좌타자 페르난데스, 김재환이 이어지는 타순이 되자 좌완 조현우로 교체됐다. 불펜 승부수인 고영표를 조금 편한 상황에서 첫 등판을 시키고, 3차전 이후를 생각해 적절한 투구수에서 교체한 것이다. 7~8회 고영표를 기용하면서 주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시즌 막판 주권의 투구 내용이 안 좋았다. 9~10월 20경기에서 2패 10홀드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6.35였다. 10월 8경기에서 1패 4홀드 평균자책점이 9.00이었다. 등판한 마지막 3경기에서 1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결국 10월 23일 삼성전이 주권의 마지막 등판이었다. 정규 시즌 1위를 다투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KT의 정규 시즌 마지막 5경기에는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선발 자원에서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꺼냈다. 고영표는 시즌 144번째 경기, SSG전에서 선발에 이어 6회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이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SSG전 때의 쓰임새를 생각하고 있다. 선발이 5이닝 정도 막아준다고 하면, 6~8회가 애매하다. 고영표를 활용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1~2차전 선발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지면서 중간에서 고영표만 1차례 등판해도 충분했다. 좌완 원포인트 조현우, 마무리 김재윤 앞에 주권 외에도 박시영, 김민수 등 필승조가 대기하고는 있다. 3~4차전 이들에게도 등판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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