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3차전도 못 나오면? 가을 신스틸러의 재림 ‘절실’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7 06: 22

두산 김인태는 ‘가을 사나이’ 정수빈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2차전 실패를 경험 삼아 ‘가을 신스틸러’의 면모를 되찾아야 한다.
두산은 지난 15일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1시간여 앞두고 비보를 접했다. 가을만 되면 펄펄 나는 주전 리드오프 정수빈의 부상 이탈이었다. 1차전 슬라이딩 호수비 과정에서 왼쪽 손목을 접질린 정수빈은 그날 경기를 온전히 소화했고, 2차전 라인업에도 정상적으로 포함됐지만 타격 연습 때 부상 여파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에 허경민이 1번으로 이동하고, 박건우가 중견수로 위치를 옮기며 김인태가 우익수로 투입됐다.
가을 사나이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컸다. 허경민은 그래도 리드오프에서 볼넷 2개로 제 역할을 해냈지만 정수빈을 대신해 들어온 김인태가 2회와 7회 병살타로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5회 무사 1, 2루서 조용호의 안타 타구를 잡아 홈에 부정확한 송구를 뿌리며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수빈이 빠지지 않았다면 우익수는 어깨가 강한 박건우가 맡았을 터. 선수 1명의 이탈로 공격과 수비가 모두 다운그레이드 됐다.

두산 외야수 김인태 / OSEN DB

정수빈은 17일 3차전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상 정도가 경미한 수준은 아니다. 2차전 종료 후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이) 연습하는 걸 체크해봐야 한다. 아직 3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기 전 두산 정수빈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1.15 /cej@osen.co.kr
3차전도 정수빈이 나오지 않는다면 2차전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플랜B를 가동해야 한다. 허경민-강승호가 테이블세터를 맡고, 박건우가 중견수, 김인태가 우익수를 맡는 라인업이다. 이럴 경우 또 다시 김인태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김인태는 2013년 두산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해 올 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33경기)을 소화했다. 전반기 정수빈의 부상과 부진으로 꽤 오랜 시간 외야 한 자리를 맡았고, 후반기에는 중요한 순간 대타로 기용되며 무려 대타 타율 3할8푼1리를 기록했다.
더불어 김인태는 ‘신 스틸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9년 정규시즌 최종전 8회 대타 동점 2루타, 한국시리즈 2차전 9회 대타 동점 희생플라이로 통합우승에 공헌했고,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결승타를 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뽐냈다. 결정적 순간 한방을 때려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만 15일 2차전에서는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선발이 낯설었는지 병살타 2개를 포함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챔피언 KT를 만나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미라클 기운이 잠시 꺾인 상태다. 여기에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의 기적을 이끈 가을 사나이 정수빈의 출전이 3차전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이상 무기력하게 3연패를 당할 수는 없는 법. 결국 매년 그랬듯 이번에도 특유의 잇몸야구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잇몸의 중심에 자리를 잡아야할 김인태다. 두산은 지금 가을 신 스틸러의 재림이 절실하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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