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육성응원이 금지된 KBO리그. 그런 가운데 정규시즌 챔피언 KT가 시각과 청각을 극대화한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응원문화를 제시해 화제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T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과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치렀다. 추운 날씨 탓에 홈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가 아닌 고척스카이돔에서 시리즈가 개최됐지만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응원 열기는 수원 못지않았다. 특히 그 동안 KBO리그 관중석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불빛의 정체는 KT가 지난 4월 특별 제작한 무선 응원봉 ‘비트배트’. 비트배트는 온ㆍ오프라인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응원 도구로, 경기 진행 시 실시간으로 응원단이 운영하는 컨트롤러를 통해 응원봉에서 같은 응원가와 색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응원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팬들이 이를 활용해 현장에서 언택트 응원을 펼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경기서 고척돔 1루 관중석은 케이팝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팬들이 각자 들고 흔드는 비트배트가 형형색색의 불빛을 뽐내며 하나의 장관을 이룬 것. 하나의 색상으로 고정된 상태에서는 통일감이, 색상이 바뀌는 모드에서는 화려함이 느껴졌다.
아울러 육성응원이 아니어도 선수단을 향한 응원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됐다. 간판타자 강백호는 “너무 좋았고 최고였다. 우리 팬들이 이렇게 고척에 많이 와주신 게 처음이어서 힘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비트배트의 단가는 2만9천원. KT는 지난 4월 초 출시와 함께 팬들에게 총 1,200개를 무료 증정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선 그보다 훨씬 많은 관중들이 비트배트를 한 자루씩 쥐고 있었다. KT의 감격의 첫 우승에 구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KT 관계자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무료 배포를 하지 않았는데 많은 팬들이 비트배트를 구매해주셨다. 뉴노멀 시대의 응원문화는 KT 팬들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KT는 더욱 극적인 응원 효과를 내기 위해 이번 시리즈 비트배트에 청각 효과를 가미했다. 매 경기 입장하는 홈팬들에게 비트배트에 넣을 수 있는 플라스틱 소음알 1000개를 선착순으로 나눠준 것. KT 팬들은 화려한 불빛 단합된 소리로 마법사 군단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기원했다.
KT는 이밖에 미디어를 대상으로 ‘2021 한국시리즈 KT 위즈 가이드’라는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 책자에는 KT의 마법 같았던 2021시즌 리뷰를 비롯해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선수들의 세부적인 정보와 스탯, 전력분석원의 시선 등이 담겨 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맞아 구단 데이터팀과 홍보팀이 심혈을 기울여 하나의 특별한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KT만의 새로운 언택트 응원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에 무선 응원봉인 비트배트를 제작했는데 팬들께서 이를 적극 활용해 특별한 응원을 연출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향후에도 KT 팬들과 우승을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