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3주 휴식→82구 투혼, 통한의 직구 하나에 울었다 [KS3]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7 22: 56

5회 KT 박경수에게 던진 직구 하나가 너무도 아쉬웠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미란다는 지난달 24일 전설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한 뒤 어깨 피로 누적으로 약 3주를 쉬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출전이 불발. 그러나 다행히 플레이오프 때부터 상태를 회복했고, 두산의 극적인 한국시리즈 진출과 함께 엔트리 합류가 이뤄졌다.

5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 KT 박경수에게 선제 좌월 솔로포를 내준 두산 선발 미란다가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21.11.17 / dreamer@osen.co.kr

그러나 부상 후 3주를 쉬었고, 어깨도 100%의 상태는 아니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던질 때마다 체크가 필요하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면 가는 것이고 안 좋다고 하면 못 간다”며 “불펜피칭과 올라가서 던지는 건 다르다. 완전히 다 나은 상태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느낌이 좋아서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미란다는 우려를 딛고 1회부터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긴 휴식 여파로 평균 구속이 140km 초중반대에 머물렀지만 노련한 완급조절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결국 150km까지 올라갔다.
1회 1사 후 황재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강백호를 병살타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2회 선두 유한준의 2루타로 처한 위기서는 삼진 2개와 함께 배정대의 안타 때 중견수 정수빈이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유한준을 잡아내는 행운이 따랐다. 볼넷과 2루타로 각각 맞이한 3회와 4회 2사 2루 위기도 무실점으로 극복.
0-0이던 5회 선두 배정대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순항하던 미란다는 박경수를 만나서도 0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러나 직구와 포크볼의 제구 난조로 인해 풀카운트 승부를 펼쳐야 했고, 7구째 146km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통한의 1구였다.
미란다는 이후 심우준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계속해서 흔들렸지만 조용호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0-1로 뒤진 6회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82개.
두산은 결국 미란다의 부상 투혼에도 불펜 난조와 타선 침묵에 충격의 시리즈 3연패를 당했다. 이제 1패면 미라클이 이대로 허무하게 종료되는 위기에 처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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