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51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이제 가족과 함께 잠시 휴식이다.
LG에서 은퇴한 이성우(40)가 22년 동안 프로 생활을 정리하는 작별 인사를 팬들에게 보냈다. 소중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서 손글씨로도 썼다.
이성우는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의 선수였던 이성우 입니다. 시작한 곳에 마무리를 하게 된, 7951일만에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2000년 육성 선수로 LG에 입단한 이성우는 2차례 방출, 2차례 트레이드를 겪으며 백업 포수로서 힘든 시간도 보냈고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LG-SK-KIA-SK-LG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22년의 시간이 흘렀다.
선수 생활이 화려하지 않았지만, 이성우는 "가장 아쉽고 슬플 수도 있는 은퇴의 순간이 어쩌면 가장 행복하게 기억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7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 9회말 2아웃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선수로서 마지막 타석, 2만 380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이성우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LG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어 인사했고, 팬들의 박수갈채에 울컥했다.
이성우는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조건없는 사랑과 위로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우리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우리 팬 여러분들 건강 조심하시고 언제나 행복하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저에게 다가올 새로운 제2의 인생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행복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다음은 이성우의 작별 인사 전문.
lg트윈스 sk와이번스 kia타이거즈의 선수였던 이성우 입니다
2000.2.1.~2021.11.7 7951일
제 의지는 아니었지만
마치 갔던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마라톤처럼
시작한 곳에서 마무리를 하게 된 최초의 이력을 가지고 프로야구선수가 된지 7951일만에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21년 동안의 제 성적은 통산 620경기 타율 0.222,
그만큼 화려하지 않았기에 21년간의 프로야구선수로서의 인생은 저에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저에게 야구는 기다림 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이렇게 지나고 뒤를 돌아보니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가족을 만났고,
2번의 트레이드와 2번의 방출, 총 4번의 이적을 통해 더 많은 선수들, 그리고 더 많은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저의 첫 목표는 단 1경기라도 1군에서 뛰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보다 619경기를 더 뛰었다니 평생을 백업으로 살아온 저에게는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제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시절에 저를 잡아주시고 저를 지도해주신 모든 코치님들처럼
아마추어든 프로든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하려고 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저 역시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제 정말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21년 중 가장 아쉽고 슬플수도 있는 은퇴의 순간이 저는 어쩌면 가장 행복하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조건없는 사랑과 위로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우리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우리 팬 여러분들 건강조심하시고 언제나 행복하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저에게 다가올 새로운 제2의 인생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행복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전 프로야구선수 이성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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