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둘째형의 살신성인…막내의 우승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18 10: 29

KT 위즈는 수비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37살 둘째형 박경수에게 통합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길 수 있을까.
KT는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이제 감격의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남은 승수는 단 1승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린 팀의 우승 확률은 100%.
그러나 마냥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순 없었다. 이번 시리즈서 공수 맹활약을 펼치던 둘째형 박경수가 부상 이탈했기 때문이다.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0-0이던 5회 솔로홈런으로 결승타를 장식했지만 3-0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서 수비 도중 종아리를 다치며 구급차로 이송됐다. 애매한 뜬공 타구를 쫓아가다가 이를 잡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종아리 근육을 다쳤다.

8회말 1사 1루에서 KT 박경수가 두산 안재석의 플라이 타구에 볼을 쫓다 놓치며 넘어졌다. 부상을 당한 박경수가 괴로워하고 있다. 2021.11.17 /jpnews@osen.co.kr

사령탑에 따르면 박경수는 이대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KT 이강철 감독은 “박경수 본인이 부상 후 종아리가 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며 “정확한 상태는 응급실 순번이 밀려 18일 MRI 검진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 다만 남은 경기 출전은 힘들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통합우승 도전에 정신적 지주인 박경수의 부상이라는 엄청난 변수가 생긴 KT. 일단 부상을 당했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주장 황재균은 “(박)경수 형이 넘어졌을 때 크게 다쳤다고 짐작을 하고 빨리 가서 확인했는데 역시나 좋지 않았다”며 “아직 2회가 남아있었고, 다른 선수들이 신경을 쓸까봐 일단 경기부터 마무리하자고 말해줬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2021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8회말 1사 1루 두산 안재석의 우익수 앞 땅볼때 박경수 2루수가 포구 과정서 부상을 당한뒤 엠뷸런스에 실리고 있다.  2021.11.17/ soul1014@osen.co.kr
그럼에도 박경수의 공백은 오히려 선수들이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다. 황재균은 “컨디션 좋은 선수가 빠지지만 백업들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 의기투합해서 내일(18일) 경기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팀이 더욱 뭉쳐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내일도 경기 전에 (박)경수 형이 야구장에 올 것이고,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으니 베테랑들이 이야기를 통해 분위기를 잡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박경수의 공백은 롯데 출신 베테랑 내야수 신본기가 메울 예정이다. 이강철 감독은 “내일 수비는 신본기가 나간다. 우리 팀에서 경험이 있는 선수가 신본기”라고 신뢰를 보였다.
과연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응원을 보내는 37살 둘째형에게 통합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경수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허리 부상에도 3G 연속 공격과 수비 모두 살신성인의 자세를 뽐낸 터. KT가 우승을 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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