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無·소주NO"…'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표 200% 찰떡 연기(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1.18 15: 17

 29세 자영(전종서 분)은 오늘도 외롭다. 얼마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데다, 예전에 사귀었던 전전 남자친구는 보란듯이 청첩장을 보내왔다. 외로움은 견디기 어려운 자영은 가벼운 만남을 위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하고, 어리바리하면서도 착하게 보이는 우리(손석구 분)와 대면한다. 어색함도 잠시 만남 첫날부터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점점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함자영 역을 맡은 배우 전종서(28)의 매력이 충분히 돋보이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실제로 그녀는 자영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낮다고 한다. 연기하기 전 인물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정가영 감독이 구축한 ‘연애 빠진 로맨스’의 세계관에 빠지려고 노력했고 여기에 자신의 것을 더해 완성해냈다. 
전종서는 18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 시나리오를 받고 맛있는 캔커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제가 많은 영화를 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 제 작품들과 비교해, 약간의 자극성과 재미를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연기는 자극적이어야 하고 보는 사람도 자극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그런 생각처럼 되게 맛있는 캔커피, 싸구려 캔커피 같은 느낌이 들어 있었다. 이벤트성으로 가볍게 가져가보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주는 단순하고 재치있고 발칙한 부분에 끌렸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관객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고 나서 여운이 깊게 남는 게 아니라, 바로 ‘밥 먹으러 가자’는 말이 나올 수 있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트웰브져니)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29세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서른 살 우리(손석구 분). 이름, 목적, 속내를 감추고 시작한 그들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이달 24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챕터였다”라고 표현한 전종서는 “전작들(의 분위기, 색깔)과 관계없이 출연을 결정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신중하게 차기작을 선택하려고 했는데 이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다만 전종서는 자영 캐릭터에 대해 “평소 제가 잘 사용하지 않는 말투였다. 제 기준에서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난 인물의 특징을 갖고 있더라. 연기하면서도 갸우뚱거리면서 했던 장면이 많았다. 감독님과 의견을 조율하면서 최대한 제 말투로, 상황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소화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사가 재미있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말로 전달하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정가영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셔서 자연스럽게 완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매 회차 리허설을 진행했고 각각의 상황들에 대해 손석구와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를 나누면서 진행했다”고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연애 빠진 로맨스’ 속 자영 캐릭터는 전종서에게 하나의 과제 같은 작업이었다. “감독님의 첫 (상업)장편 데뷔작이니까. 감독님의 평소 생각과 모습이 많이 담겨있을 거 같더라. 하지만 제가 연기하면서 ‘저라면 이렇지 않을 거 같다’는 말도 했었다. 술을 물처럼 마시는 것도 그렇고. 감독님이 원하는 자영의 모습과 제가 연기하는 자영의 모습이 서로 많이 달랐다. (완성본에는 저희들의) 논의 과정이 잘 섞인 거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자신의 성격과 연애 스타일에 대해 전종서는 “저는 소극적인 스타일이다. 소개팅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는 소극적인 자만추 쪽에 속하는 거 같다”고 털어놨다. 자영과 비교해달라는 물음에 “데이팅 어플을 통해서 누군가와 덥석 만나서 밥을 먹고 하는 게 저와 다르다. 저는 사석에서 누군가와 밥을 먹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술을 물처럼 마시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경험해 보지 않아서 부자연스럽다고 느낀 부분이 많았다”고 답했다.
한편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2018년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2018)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데뷔하자마자 전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은 셈이다. 이후 전종서는 영화 ‘콜’(감독 이충현)을 통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제30회 부일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그녀는 “저만의 연기관에서 이 영화와 캐릭터가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결정한다. 저는 그걸 자극이라고 표현한다”며 “슬프거나, 무서워도 다 재미있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콘텐츠의 기반은 재미”라고 했다. 
이어 “재미는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기준이 된다. 그건 영화에만 국한되는 게 아닌 모든 콘텐츠에 해당한다. 저 역시 가볍게 무언가 보고 싶을 때 ‘이거 재미있나? 재미없나?’를 따지니까. 사람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려고 할 때 저와 비슷한 기준으로 보시지 않을까 싶다.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종서는 2018년 데뷔해 3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면서 이제는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제가 (연기 활동을) 언제까지 할 거다, 여기까지 갈 거다, 라는 생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확실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이 정도는 내가 쏟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나를 끌어올려서 할 수 있다’ ‘이건 해보자’라는 생각이다. 전력을 다한다. 이건 최선과 다르다. 내 모든 것을 다 쏟아 버린다.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했다. 지금도 그런데, 현재 혼란의 어딘가에 있는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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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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