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을 거뒀다. 사령탑도 기쁨을 만끽했다.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두산 베어스와 4차전에서 8-4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 4-2 승리, 15일 2차전에서 6-1 승리에 이어 전날(17일) 3-1로 이겼다. 그리고 4차전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팀을 정규시즌 1위, 그리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 둔 이강철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다음은 이강철 감독의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2사 후까지 긴장하고 있었다. 9회말이 끝나는 순간 감동이 안 와서 제스처를 크게 했다. 타이브레이커 때 감동이 더 큰 듯하다. 시상식 하면서 오랜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해보니 좋다. 큰 대회 우승을 하면 허무해지더라. 매번 그랬다. 오늘도 여전히 '이걸 하려고 왔을까'했다. 선수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자꾸 느껴야 한다. 하지만 좋은 것이니 또 해야한다.
- 울었는가.
지금까지 우승하면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 우리 '새끼'들이라고 했다.
인터뷰하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쁘다.
- 4승을 했다. 가장 어려운 경기였나.
먼저 두산이라는 '강팀'을 만나서 우승을 했다. 3연승 후에도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 포함 두산 선수단이 좋은 팀이라 안심할 수 없었다. 좋은 경기 해줘서 감사하다. 4연승으로 우승, 나도 이기면서 힘들었다. 오늘 마지막이 됐으면 했다. 배제성, 1년에 한 번 나올 법한 공이 나오더라. 150km을 던지더라.
- 현역 시절 한국시리즈 MVP 출신 중 최초 우승 감독이 됐다.
좋은 기록도 안 좋은 기록도 많다. 다 있지만, 그만큼 많이 던져서 이런 기록들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은근히 '최초'가 되고 싶었다. '드디어 1위 감독으로 가나, 1위가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끝나는 순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 통합 우승 원동력은.
예전 조범현, 김진욱 감독님이 많이 해두셨다. 사실 그 때보다 6~7년 지나면서 기량들이 올라왔고, 발전했다. 그런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줬다. 경기 통해서 타이트한 경기 이뤄지고,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 발전했다. 승부처 경기를 많이 했고.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까지 왔다.
- 고영표와 어떤 얘기를 나눴는가.
본인은 서운해 하더라. 선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고민이 됐다. (장) 성우와 이야기도 해봤다. 본인이 납득하고 던져야 하기 때문에 하루 전날, 다시 얘기를 했는데 마음을 굳혔더라. 영표의 경우 실력이 떨어진게 아니라 두 바퀴는 부담이었다. 그래서 6회, 7회, 8회를 비었다. 데이터 팀과 의견을 많이 나눴다. 좋은 생각이라 해서 결정했다.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두산이 지친 상황이라 빠른 공으로 승부해야 했다. 선발 4명, 잘 선택한 듯하다. 물론 영표가 필요한 2이닝을 잘 해줘서 3연승, 4연승을 했다.
- 신본기 플레이 어떻게 봤는가.
고민이 있었다. 5-0, 6-0이 되면서 편했다. 6회가 관건이었는데 본기가 잘 막아줬다.
- 박경수와 얘기 나눴는가.
시상식 전에 '지금까지 잘 해줬다'고 했다. 마지막에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경수가 MVP가 돼 다행이었다. 큰 경기에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 한 시즌 동안 선발진을 어떻게 끌고 왔는가.
내가 투수 코치를 하면서 '나중에 확실한 토종 선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성이와 민우가 있었다. 주전급 중간도 생각했다. 이런 신생팀에서 나아가려면 공격보다 수비, 그 다음이 투수였다. 특히 중간, 마무리였다. 이게 확실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자리를 꾸준히 줬고 성장했다. 그리고 고영표가 들어오면서 선발진이 강해졌다. 내년에도 6선발도 가능한게 엄상백이 좋은 기량으로 제대했다. 그런 의미에서 팀은 수비나 투수들 만들어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걸 생각했는데, 좋았다.
계속 기회를 줬다. 제성이는 계속 볼넷을 내주는 데 구위가 좋았다. 믿고 맡겼다. 그렇게 성장했다.
- 로하서 나가면서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수비가 떨어져서 부담이 있었다. 가면서 백호가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팀이 잘 돌아갔다. 그렇게 KT가 됐다. 로하스를 잊고 왔다. 원래 타선보다 투수력으로 승부하려고 했고, 선발 야구를 하면서 여기까지 잘 왔다.
- 3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은.
잘 한 것은 배정대를 중견수로 넣은 것이다. 수비가 안정이 됐다. 투수력, 수비력 불안했다. 그런데 정대가 중견수로 가면서 수비쪽이 좋아졌다.
- 이제 뭐할건가.
들어가서 술 한잔 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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