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MVP에 오른 브라이스 하퍼(29·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눈물을 흘렸다. 그라운드에서 거친 모습의 상남자 하퍼에게도 감격적인 날이었다.
하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2021년 내셔널리그(NL) MVP로 선정됐다. 1위표 30표 중 17표를 받는 등 총점 348점으로 2위 후안 소토(워싱턴 274점)를 여유 있게 제쳤다.
하퍼의 MVP 수상은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이었던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만 23세로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 MVP에 등극했던 하퍼는 6년의 세월 만큼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두 번째 MVP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사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1/19/202111191143772130_619710c2b07b7.jpg)
수상 후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며 눈물을 훔친 하퍼는 “이 상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경기장에 나갈 때마다 올바른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훌륭한 동료들이 시즌 내내 밀어줬고, 이 상을 위대한 도시 필라델피아로 가져올 수 있게 도움을 준 대단한 팬들이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퍼는 “내가 좋은 사람들이 있는 좋은 조직과 계약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감사하마”며 존 미들턴 구단주, 조 지라디 감독 등 2년 전 FA 영입을 위해 힘을 쓴 필라델피아 구단 수뇌부를 각별히 언급했다.
2015년 첫 MVP 수상 후 하퍼는 한동안 침체기가 있었다. 성적은 그런대로 준수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 2018년 시즌 후 FA가 됐지만 원소속팀 워싱턴은 미온적이었다. FA 시장이 더디게 흐르면서 해를 넘겨서도 팀을 찾지 못했다.
![[사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1/19/202111191143772130_619710c303f3d.jpg)
그때 하퍼에게 손을 내민 팀이 필라델피아였고, 2019년 2월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약 3900억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후에도 과대평가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친정팀 워싱턴 원정을 갔을 때도 야유를 받으며 ‘배신자’ 소리도 들어야 했다.
계약 첫 해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는 리그 최고 타자 명성을 되찾았다. 지난 4월2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얼굴에 97마일(156km) 강속구를 맞는 악재도 있었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힘을 냈다. 141경기 타율 3할9리 35홈런 84타점 101득점 100볼넷 출루율 .429 장타율 .615 OPS 1.044. 타격뿐만 아니라 강견을 앞세운 외야 수비력도 뛰어났다. 외야 보살이 10개로 NL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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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에서 장타율, OPS 1위에 오른 하퍼는 조정 OPS도 1위(179)로 최고 생산력을 뽐냈다. 후반기 맹렬한 기세를 뿜어내며 42홈런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와 소토를 제치고 MVP를 탈환했다. 2개 팀에서 MVP를 받은 선수는 프랭크 로빈슨,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지미 폭스에 이어 하퍼가 역대 5번째. 아울러 한 시즌 100득점, 100볼넷, 2루타 40개, 35홈런 이상 기록한 역대 4번째 외야수로 베이브 루스, 스탠 뮤지얼, 본즈의 뒤를 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