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섭 선배도 함께하자고…" 프로의 벽 절감한 기대주, 우상과 재회를 원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1.22 06: 06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19)은 프로무대 첫 시즌을 마무리 지은 뒤 개인 SNS에 데뷔 시즌의 소감과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소감 말미에는 “아섭 선배님과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라고 적으면서 프로무대 정착을 준 대선배와의 재회를 바랐다. 글과 함께 게시된 사진도 손아섭(33)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었다.
손아섭은 올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다. 2017시즌이 끝나고 4년 98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는다. 두 번째 FA로 B등급이다. 보상 규모는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와 전년도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보상금, 혹은 전년도 연봉의 200%의 보상금이다.

롯데 나승엽

4년 계약 당시 손아섭은 첫 3년간 연봉으로 15억 원-20억 원-20억 원의 연봉을 수령했고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는 5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적시 발생하는 보상금 액수를 줄여 이적을 원활하게 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방법을 택했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 손아섭은 롯데 소속이 아닌 무소속이다.
함께한 시간은 1년 뿐이지만 손아섭과 나승엽은 스프링캠프부터 함께하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다졌다. 손아섭은 자신과 비슷한 우투좌타의 대형 신인을 살뜰히 챙겼고 나승엽도 손아섭을 유독 따랐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나승엽에 대해 “스윙이 정말 부드럽고 좊다. 기대 이상이다”라고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다만 나승엽은 모두의 기대와 달리 1군에 연착륙에 실패했다. 60경기 타율 2할4리(113타수 23안타) 2홈런 10타점 OPS .563의 기록에 그쳤다. ‘슈퍼 루키’라는 칭호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선구안과 스윙 메커니즘은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그는 “올해 일단 타석에서 소극적이었다. 공을 일단 쳐야 하는데 너무 제 스타일의 공만 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계속 안 좋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1군 무대 어렵더라”고 되돌아봤다.
스스로 “아마추어 시절에는 폼을 바꾸지 않았다”라고 했지만 프로에서 거센 풍파를 맞닥뜨리면서 스윙 폼도 교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레그킥을 하는 폼이었다. 그런데 계속 타이밍이 늦어지다 보니까 혼자 연구를 하다가 토탭으로 찍고 치는 게 나을 수 있겠다고 해서 바꿨다”라며 “그런데 토탭을 하고 초반에는 잘 맞았는데 또 이후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게 됐다”라며 시행착오의 과정을 전했다.
롯데 나승엽과 손아섭 /OSEN DB
루틴과 몸관리 등의 과정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그렇기에 자기관리가 철저한 손아섭과 계속 함께하면서 곁에서 더 배우고 싶다. 그는 “아섭 선배님도 내년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면서 “올해 지켜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경기 끝나고도 배팅하고 퇴근하신다. 경기 전의 루틴과 패턴이 똑같다. 왜 저렇게 잘 치는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본인이 느낀 지점들을 언급했다.
손아섭이 롯데에 잔류를 할 지도 아직 미지수인 상황인데 나승엽 역시 내년 소속이 어디가 될지 모른다. 나승엽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서를 넣었다. 서류 전형은 통과했고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일찍이 군 복무를 해결하고 걱정 없이 프로 무대에서 기량을 펼치기 위해 입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구단의 권유도 있었기에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올해 1군에서 뛰어보니 ‘아직 내가 뛸 실력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군에서 주전도 아니니까 상무에 입대한 뒤 1년 반 동안 많이 배우고 경험도 쌓으면서 몸도 많이 키우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상과의 재회 여부도 중요하지만 일단 나승엽 스스로의 발전도 중요하다. 2년차 시즌을 앞두고 확실하게 깨달은 지점이 있기에 상무 합격 여부를 떠나서 어떻게든 스텝업을 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그는 “상무에 합격하면 상무에서 더 발전을 해서 돌아올 것이다. 상무에서 떨어져도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매년 조금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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