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년차 이민호(20)는 기대와 아쉬움이 뒤섞인 2021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신인 때는 등판 관리를 받았던 이민호는 올해는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팀내 3선발 노릇을 한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이민호는 지난해 20경기(97⅔이닝)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게 10일 간격으로 등판했다. 2년차, 올해는 5일 휴식 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8승 9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10승 고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 시즌 115이닝을 던졌다. 켈리(177이닝), 수아레즈(115⅓이닝)에 이어 LG 선발 투수로는 3번째로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민호는 작년과 올해를 비교해 “여름에 무더위에 체력, 몸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 느꼈다. 여름에 체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그때 느꼈다”며 “(전체적인) 피로도는 비슷한 것 같다. 시즌 끝나고 나니 이런 것이 피로가 쌓이는 거구나 느낌이 들었다. 조금 뻐근한 느낌…(오프 시즌) 잘 쉬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경기 운영이나 변화구 제구에서 좋아졌다. 이민호는 “체인지업도 던지고 변화구 제구가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체인지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습했는데, 시즌 초중반에는 그립을 바꿔보고 물어도 보고 했는데 잘 안 됐다. 어느 날 현재 그립으로 던졌는데 좋다고 했다. 내년에는 더 많이 던져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에 이어 체인지업까지 자신있는 구종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체인지업은 좌타자 뿐만 아니라 우타자 상대로도 던질 수 있도록 손에 익힐 것이다”고 했다.
볼넷, 기복이 이민호의 단점으로 꼽힌다. 이민호는 “내년에는 꾸준히 5이닝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기복을 줄여 나가기 위해서 밸런스를 잘 잡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만족할 만한 정규 시즌을 보냈지만, 포스트시즌에는 아쉬움이 많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1~3차전 모두 미출장 선수로 지정됐다.
이민호는 “3차전 당일에 못 뛴다는 것을 알았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결정하신 거라서, 팀이 이겨야 하니까 그런 선택을 한 거라 생각했다. 팀이 이기기를 바라고, 선발로 던지든 안 던지든 일단 (플레이오프) 올라가서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키움이든 두산이든 올라오면, 선발 나가면 진짜로 멋있게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발이든 중간으로 대기하든, 1이닝이나 아웃카운트 1개든 멋있게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캐치볼 할 때 밸런스가 좋아서 자신감도 생겼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이민호는 “시간이 날 때는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경기를 봤다. 너무 허무해서 플레이오프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나도 저기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더라. 더 아쉽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올해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지난해 보다 평균적으로 볼넷이 줄고, 삼진이 늘어난 것. WHIP도 낮아졌다”며 올 시즌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꼽았다.
경헌호 코치와 김광삼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김광삼 코치가 직접 캐치볼을 해주기도 한다. 밸런스가 안 좋을 때 잘 잡아주신다. 페이스가 좋을 때는 더 기분 좋게 띄워주면서 자신감을 붙게 하고, 결과가 안 좋았을 때는 내 기분이 다운되면 좋은 얘기 해주신다. 고민도 편하게 상담해주고 멘탈 관리를 잘 해 주신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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