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 보이지만, 썩었고 곪았다”...배구판이 어떻기에, 경종 울린 김연경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1.24 10: 25

올림픽 4강 신화 이후 흥행을 누리려는 한국여자배구 V리그에 찬물이 쏟아졌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최근 IBK 기업은행 사태를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려 '썩은 배구판'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김연경은 22일 트위터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걸”이라며 “그릇이 커지면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린 그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어 그는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될 시기인 거 같다”고 변화를 주문했조했다.
김연경은 이 글에서 특정 인물, 구단을 가리키지는 않았다. 공교롭게도 글을 올린 시점이 최근 V리그 여자부 구단 IBK 기업은행 ‘막장 드라마’ 사태와 겹쳐 여러 해석을 가능케 했다. 여자 배구 인기에 한 몫한 김연경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의 쓴소리가 실감나게 다가온 것이다.

김연경이 22일 트위터에 최근 IBK 기업은행 사태를 겨냥한 듯한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 김연경 트위터

최근 IBK 주전 세터이자 주장으로 뛰었던 조송화가 팀을 무단이탈했다. 그는 이탈 후 구단 복귀 거부까지 했다. 주전 세터, 주장의 책임감을 내팽개치고 감독을 향해 반기를 들었다.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 / OSEN DB
조송화의 느닷없는 팀 이탈에 대해 해결 방식이 잘못됐고 프로 의식이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결국 IBK 구단은 팀을 무단 이탈한 조송화에 대해 한국배구연맹 임의해지 규정(제22조)에 따라 임의해지를 결정했으나 한국배구연맹(KOVO)이 선수의 동의가 없는 임의해지 요청을 반려, 사태는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IBK 구단의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는 ‘선수’ 조송화와 함께 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 바난을 자초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IBK 구단은 ‘임시 대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임 감독이 선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석연치 않다. 
이번 사태로 선수단 관리 책임을 지고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이 경질됐다. 하지만 서 전 감독에게 반기를 든 당사 중 한 명은 감독대행이 됐다. 경위야 어찌됐든 비상식적인 구단의 결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자 배구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인기를 업는 듯했다. 하지만 리그 개막 후 전반부에 이런 문제가 터져버렸다. 김연경의 말대로 썩은 곳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IBK는 이른바 인기 구단이다. 경기도 화성에 연고지를 둔 IBK는 지난 2011년 창단 후 정규시즌 우승 3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3회, 통합 우승 1회 등 V리그 여자부 강호이기도 하다. 김희진, 표승주, 김수지 등 국가대표 멤버들도 있다. 하지만 선수, 코치의 무책임한 행동과 급한불 끄기에 급급한 구단의 원칙없는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분별없는 구단의 처사가 배구팬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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