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토종선발이 잘해야” 외인 일색 KBO, 막내가 선사한 묵직한 울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24 15: 25

막내 KT 위즈가 탄탄한 토종 선발을 앞세워 우승을 일궈내며 외인 일색인 KBO리그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019년 KT의 제3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의 첫 목표는 강력한 토종 선발 구축이었다. 외국인투수도 중요하지만 일단 토종 선발이 자리를 잡아야 장기적으로 강팀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이에 첫해에는 배제성, 김민수, 김민 등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고, 그 결과 롯데와의 트레이드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배제성을 10승 투수로 재탄생시켰다.
이강철 감독은 통합우승 뒤 “과거 투수코치를 시절 나중에 감독이 되면 토종 선발을 확실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신생팀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공격보다 수비, 마운드가 탄탄해야 한다. 선발, 중간, 마무리가 확실해야 한 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거기에 중점을 두고 움직였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줬다”고 흐뭇해했다.

좌측부터 고영표-배제성-소형준 / OSEN DB

지난해에는 굳건한 선발진을 앞세워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필두로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배제성 등 무려 로테이션 내 4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올리며 정규시즌 2위를 견인했다. 작년 KT가 거둔 81승(1무 62패) 중 무려 65%에 달하는 53승이 선발진에서 나왔다.
KT 고영표, 이대은, 배제성이 우승 메달을 깨무는 시늉을 하고 있다. 2021.11.18 /jpnews@osen.co.kr
이강철호의 선발야구는 3년차인 2021시즌에도 계속됐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10승 5명 배출은 소형준의 2년차 징크스, 배제성, 윌리엄 쿠에바스의 불운 등으로 불발됐지만 선발 평균자책점 1위(3.69)와 함께 올해도 시즌 76승 중 약 70%인 53승을 선발투수가 해냈다.
KT의 선발야구는 가을야구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창단 처음으로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역대 최초로 4인의 선발투수가 4선발승을 거둔 것. 퀄리티스타트 1위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릴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워진 이강철표 선발진이었다.
이 감독은 “내가 생각한 선수에게 자리를 주고, 그렇게 꾸준하게 온 게 성장의 동력이 됐다”며 “올해의 경우 고영표가 오면서 선발진이 강해졌다. 엄상백 역시 군 제대 후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래서 수비와 투수를 열심히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내 눈이 좋았다”고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KT는 지난 시즌 MVP를 거둔 멜 로하스 주니어의 이탈에도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해냈다. 이 역시 선발야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 이 감독은 “타선보다는 투수력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 그리고 (강)백호가 초반 로하스의 공백을 잘 메워줬고, 그 때부터 우리는 누구 하나가 아닌 팀 KT가 됐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해도 KBO리그 투수 부문 주요 타이틀은 외국인선수의 차지였다.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에릭 요키시(키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다승 공동 1위, 앤드류 수아레즈(LG)가 승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가을 KT의 탄탄한 토종 선발진이 리그 전체에 울림을 준 이유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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