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안 치겠다"→"우리는 깐부니까"…청룡영화상 ★말말말(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1.27 07: 57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보다 툭 터놓고 솔직하게 말하는 순간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제42회 청룡영화상이 진행된 가운데 시상식에 참석한 스타들의 말이 화제를 만들었다.
이날 시상을 위해 참석한 배우들과 수상한 배우들이 개성과 재치를 살린 멘트를 남겨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이에 가장 인상 깊었던 멘트를 짚어봤다.

■ 허준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기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모가디슈’ 하면서 행복했다. 꿈에 그리던 현장이었다. 한국영화가 발전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공백기가 있어서 그 경험을 아주 벅차게 했다. 이 행복한 작품이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남을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 하루만 즐기겠다. 좋은 연기 보이겠고 다시는 사고 안 치는 배우가 되겠다.”
■ 윤여정, 2부의 오프닝을 열며
“바라볼 것보다 돌아볼 게 더 많은 나이가 됐다. 올 한 해는 어리둥절했다. 응원해주신 게 감사해서 나왔다. 특히 평창동 주민들에게 감사하다. 행사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동네 어귀에 도착했는데, 평창동 주민들이 육교에 플래카드를 걸어주셨다. 그걸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조국의 품에 안겼구나, 이제 영어 안 해도 되는 구나 싶더라. 못 하는 영어 하느라 힘들었다. 한글을 만들어준 세종대왕님에게 감사하다.”
■ 라미란, 여우주연상을 시상하며
“(류준열에게)아들 오랜만이야. 제가 류준열과 시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사를 찾아봤다. 배우자 삼고 싶은 여성상이 저라고 하셨던데 아직 유효한가? 기억이 안 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세세하게 설명을 부탁드린다.”
■ 유아인, 남우주연상을 시상하며
“예리 누나는 ‘미나리’를 통해 특별한 한 해를 보냈는데 어떠셨나?”(중략) 한예리가 ”유아인씨께서도“라고 질문하자, “누나 아인아~라고 하셔야 균형이 맞을 거 같은데요?”
■ 이광수, 단편영화상을 시상하며
“(대본을 가리키며) 사실 여기 ‘설현씨도 저의 매력에 빠졌군요. 하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리고 시상을 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근데 해답을 못 찾고 올라왔다.”
■ 류승완 감독, 감독상을 수상하며
“제가 영화를 만들면서 좋을 때도 있었고 안 좋을 때도 있었다.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들뜬 순간도 있었고, 제 경력이 끝장날 뻔한 위기로 몰린 순간도 있었다. 묵묵히 버티니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된 거 같다. 답답하고 어둠 속에서 고생하고 계신 영화인들 조금만 버티면 좋은 날이 온다.
■ 공승연, 여우신인상을 받으며
“사실 어제 혹시나 제가 받을까 하는 기대에 급하게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데 동생(트와이스 정연)이 옆에서 비웃더라. 내가 너무 오버했구나 생각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제대로 준비할 걸 그랬다.”
■ 이제훈, 신인 감독상을 시상하며
“사실 제가 감독으로서의 캐스팅이 아닌 같이 연기하고 싶은 분이 여기 계신다. 구교환 배우님. 꼭 같이 연기하고 싶다.”
■ 이정재·정우성, 감독상을 시상하며
“무대 뒤에서 나오기 전에 둘이 손이라도 잡고 나와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깐부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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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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