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꼭 잡아줘" 수베로 간곡한 요청, 한화 한 방에 응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1.28 06: 15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포수 최재훈(32) 이야기를 자주 했다. 취재진 질문이 없어도 “최재훈의 활약을 지나쳐선 안 된다”며 팀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FA 이야기도 먼저 꺼냈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의 FA 가치가 올라가는 것 같다. 다른 팀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보일 것이다”면서 “우리 팀의 포수 뎁스가 두텁지 않다”는 말로 에둘러 재계약을 요청했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누가 내게 최재훈에 대해 물어보면 안 좋은 점만 말할 것이다. 실력 없는 리더이고, 볼 배합도 별로다. 블로킹도 형편없다고 말해줄 것이다”며 거친 반어법으로 최재훈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화 최재훈 /OSEN DB

미국 출국 이틀 전에도 구단 실무자와 미팅에서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 이야기를 했다. “지금 최재훈이 공식적으로 우리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포수가 먼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FA 외야수 영입보다 최재훈을 먼저라고 했다. 
한화 구단도 수베로 감독의 끈질긴 요청에 빠르게 응답했다. FA 시장이 개장된 26일 첫 날부터 최재훈 측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화는 한 번에 맥시멈 카드를 던졌다. 밀고 당기기 없이 속전속결로 승부했고, 27일 최종 계약을 마쳤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2021.11.05 /OSEN DB
그 결과 5년 최대 총액 54억원의 FA 계약이 나왔다. 4년 계약 기준을 넘어 5년 계약으로 총액 50억원을 넘겼다. FA B등급으로 보상 족쇄가 느슨해지면서 다른 팀들도 최재훈에 관심을 보이는 움직임이 감지됐으나 한화가 한 번에 최대치 제시로 경쟁이 붙기 전에 끝냈다. 올 겨울 1호 FA 계약.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 요청도 계약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최재훈이 보여준 경쟁력과 포수 자원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감독님 입장에서 최재훈이 우선 순위일 수밖에 없었다”며 “(최재훈 에이전트) 김현수 브랜뉴스포츠 대표와 어제오늘 두 번 만나 이견 없이 일사분란하게 끝냈다”고 밝혔다. 
한화 최재훈 /OSEN DB
2017년 4월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온 뒤 한화의 대체 불가 전력이 된 최재훈은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처음 한화로 트레이드됐을 때 향후 10년은 뛰겠다고 팬들께 말씀드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구단에서 나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인터뷰 때마다 정민철 단장님과 수베로 감독님이 돌려 말하지 않으시고 표현해주셨던 부분들이 많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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