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타이틀 수상에도 여전히 머릿속에는 지난 가을야구의 아쉬움이 짙게 남아 있었다.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는 세이브왕 오승환과 득점왕 구자욱이 참석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 39살의 나이에도 무려 44세이브를 쓸어 담은 오승환은 “오랜만에 KBO 시상식에 참석했는데 너무나 감사드린다.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이브 44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세이브가 힘들었고 가치가 있었다. 내 세이브로 삼성의 1승이 추가된다. 그래서 모든 세이브가 뜻 깊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처음으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흔들렸다. 삼성은 6년만에 진출한 가을야구를 2경기만에 아쉽게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부담이 너무 많았다. 팬들이 예전만큼 타자를 압도하는 걸 생각하셨을 텐데 초반 그렇지 못했다. 너무 깊게 생각했다. 그런 부담을 떨치는 게 힘들었다"고 되돌아보며 "그래도 뒤에 가서는 팀원들이 나를 구해줬다. 수비를 너무 잘해줘서 고비를 잘 넘겼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그래도 올 시즌 정규시즌 준우승을 거두며 과거 왕조의 향기를 조금은 풍겼다. 내년 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오승환은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 언제까지 야구할 거냐고 물어보시는데 삼성 우승할 때까지 야구해야할 것 같다"고 우승 열망을 표현했다.
올 시즌 107득점을 올리며 득점 1위에 오른 구자욱은 “이 상은 선수들의 도움으로 받을 수 있는 뜻 깊은 상이다. 내가 이렇게 선수단을 대표해서 받는 것 같다”며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끝까지 매 순간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삼성 팬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자욱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그는 “추웠다”고 운을 떼며 “너무 중요한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희망을 봤다고 생각하고 내년에는 압도적인 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오승환이 우승할 때까지 야구를 한다면 구자욱은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싶다. 그는 “다음 시즌에는 야구장에 더 큰 푸른 파도가 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