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아쉽게도 MVP를 수상하는데 실패했지만 불펜 투수의 위상을 제대로 높였다.
오승환은 44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평균 자책점은 2.03.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이 있었지만, 오승환은 블론 세이브가 단 한 번에 불과했다. 삼성이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오승환은 지난 29일 MVP 투표에서 총 득표점수 247점으로 두산 아리엘 미란다(588점), 키움 이정후(329점), KT 강백호(320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홈런왕 최정(SSG·104점),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한 데이비드 뷰캐넌(삼성·66점)과 에릭 요키시(키움·20점)를 뛰어 넘었다.

시즌이 끝날 무렵이었다. MVP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오승환은 "불펜도 MVP를 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사실 불펜 투수는 한 시즌 동안 얼마나 잘해야 탈 수 있을까 하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 구원 투수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의미였다. "구원 투수를 목표로 삼는 야구 꿈나무들이 늘어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2012년 이후 9년 만에 세이브 1위에 오른 오승환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랜만에 KBO 시상식 참석했는데 너무나 감사드린다.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좋다. 지금은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 언제까지 야구할 거냐고 물어보시는데 삼성 우승할 때까지 야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 투수들을 격려하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의 꿈을 갖고 인터뷰하는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 그런 걸 보고 한편으로 뿌듯하고 그러면서 나 역시 지금보다 몸 관리를 더 잘해서 불펜 투수도 롱런할 수 있고 좋은 성적 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