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김수현, 스포를 당해도 보게 만드는 美친 연기력 [Oh!쎈 초점]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1.12.01 18: 04

스타는 무엇으로 이름값을 증명할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가수는 노래, MC는 진행력, 배우는 연기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현은 이번 '어느 날'을 통해 톱 배우라는 이름값이 부끄럽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0시(27일 밤 12시) 쿠팡플레이에서 첫 공개된 '어느 날'은 유명한 영국 드라마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룻밤 사이 살인 용의자가 된 김현수(김수현 분)와 진실을 묻지 않는 밑바닥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 분)의 치열한 생존을 그린 8부작 시리즈. "어떤 게 진실인가?"보다는 "무엇이 사실이어야 나한테 유리한가?"를 중심으로 사법제도를 논한다.
보통 사극 작품을 두고 '역사가 스포'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날'은 기존 영국 드라마가 있는 만큼 원작이 스포가 되는 셈이다. 제아무리 한국 정서와 문화에 맞게 재탄생 시킨다고 해도 대강의 줄거리와 인물 설정은 스포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만 검색해도 원작의 스토리 전개와 결말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숨죽이고 보게 만드는 요인은 김수현의 연기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에서 경찰서에 끌려온 현수가 단순히 음주운전 혐의만 받다가 몸 속에 숨겨둔 칼을 들키면서 곧바로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되는 장면은 쫄깃한 긴장감을 완성했다. 또한 2회에서 시계만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현수가 구속이 확정되자 "저 아니에요, 저 아닌데 제가 안 그랬어요"라며 오열과 절규를 반복한다. 현수의 인생이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보는 시청자까지 가슴 저릿하게 만들었다.
김수현은 이번 '어느 날'에서 상대 여배우와 과감한 베드신을 소화했고, 살인 용의자 혐의로 사진을 찍으면서 뒷모습을 모두 노출하는 등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청불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수위다.
그런데 '어느 날'의 최대 약점이라면 바로 플랫폼이 쿠팡플레이라는 것. 요즘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넷플릭스 등 OTT 시대가 전성기를 맞았지만, '어느 날'은 쿠팡플레이의 첫 한국 드라마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우선 쿠팡 공식 홈페이지를 가입한 뒤, 쿠팡플레이 앱을 다운로드해야만 볼 수 있다. TV를 틀면 언제든 볼 수 있는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보고 싶어서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보기 힘들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어느 날'의 상승세와 활약에 힘입어 쿠팡플레이 내에서 인기작 TOP 20 속 1위에 올랐고, 네이버 검색 기준 '지금 많이 찾는 웹드라마'에서 넷플릭스 '지옥'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고. 첫 발을 내디딘 것치곤 고무적인 반응이다. 
초반 현수에게 초점이 맞춰지면서 김수현의 분량이 절대적이지만, 차승원이 연기하는 변호사 신중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자신이 변호를 맡은 현수가 구속되는 순간에도 태연하게 국밥을 먹는 등 능구렁이 같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궁금증을 키웠다. 
'어느 날'의 흥행까진 장담할 수 없지만, 김수현의 필모그래피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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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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